최중경 장관 “기름값 직접 원가계산”… SK이노베이션 “협조하겠다”
입력 2011-02-10 21:50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름값과 관련해 원가 구성요인을 뜯어보고 있다”며 “민간 태스크포스팀의 검토 결과 자료가 오면 직접 원가계산을 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회계사다. 오랜만에 회계사 사무소를 단기 개업한다는 마음으로 직접 계산을 하겠다”고 정유사들을 압박했다.
최 장관은 “정유업계가 영업이익률이 3%대로 다른 제조업보다 낮다고 하지만 다른 제조업과 달리 영업외 비용이 별로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이익률은 절대 낮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작은 나라에 정유사가 몇 개씩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연 과점’이 되는 부분이 있다”며 “때문에 정부가 들여다볼 여지가 있다. 경제학에서도 이런 경우에는 정부 개입이 괜찮다는 것이 일반 이론”이라고 설명했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서린동 SK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물가 안정차원에서 유가를 내려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협조할 것은 협조해야 하며 그것이 사회적 책임”이라고 말했다. 구 사장은 “동반성장이 세계적 추세고 SK그룹의 기업 문화 역시 국민과 국가의 행복추구”라며 “기업 이윤과 행복이 충돌한다면 행복 추구를 위해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정유사 간 담합이 있다는 시각에 대해선 “업계가 상당히 투명해 고의적인 담합이 어렵다”면서 “적어도 지난 5년간 담합은 없었고 고의적 담합의 시대도 지나갔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 사장이 정부 입맛에 맞는 모범답안을 준비해 온 것 같다”면서 “1위 기업이 정부에 협조한다고 하니 다른 기업들도 따라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