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오리온스 고춧가루 역할 톡톡… 프로농구 순위판도 변수

입력 2011-02-10 18:05

안양 한국인삼공사와 대구 오리온스는 올 시즌 9·10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완전히 물건너갔다. 하지만 이 두팀은 여전히 선두 경쟁과 6강 플레이오프에 사활을 걸고 있는 팀의 발목을 잡으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삼공사는 지난 8일 6강 진출에 목을 매고 있는 7위 서울 SK를 잡고 3연패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이날 6위 창원 LG가 패해 SK로서는 게임차를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이를 날려버린 셈이다.

오리온스도 마찬가지다. 오리온스는 지난 6일 SK의 발목을 잡았다. 앞서 지난달 15일에는 선두권 경쟁을 펼치던 인천 전자랜드를 격침시켰다. 전자랜드는 생각치도 못했던 오리온스에 일격을 당하며 부산 KT와의 1위 경쟁에서 한걸음 뒤쳐졌다.

비록 양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좌절됐지만 선수들은 여전히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인삼공사의 베테랑 김성철은 “쉽게 이기기 어려운 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삼공사와 오리온스는 비록 지금은 최하위권으로 쳐저있지만 내일이 기대되는 팀이다. 인삼공사는 최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중앙대의 오세근(24·2m)을 뽑았다. 오세근은 하승진의 파워와 김주성의 기교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다. 인삼공사는 신인 듀오 이정현과 박찬희가 갈수록 기량이 늘어나고 있고, 올 3월이면 국가대표 출신 포워드 양희종이 군에서 돌아온다.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은 “3년 가까이 팀의 리빌딩을 진행했다. 오세근이 들어오면서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고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오리온스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국 NCAA(전미대학스포츠협회) 1부리그 소속팀인 메릴랜드 대학에서 뛰었던 최진수(22·201.8cm)를 3순위로 뽑았다. 오리온스는 이로써 포워드에 이동준과 최진수를 보유해 내외곽이 한층 탄탄해질 전망이다. 지금은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는 인삼공사와 오리온스가 화려한 비상을 위해 몸부림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프로농구를 보는 묘미 중 하나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