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금품선거’ 논란 확산 “40여명 100만원씩 받았다”… ‘한기총 개혁 비대위’ 주장
입력 2011-02-10 20:06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 제95회 총회에서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를 선출하기에 앞서 모 후보 측으로부터 40여명이 100만원씩 받았다는 양심선언이 나왔다.
예장 합동 경원노회 소속 강주성(송파보라성교회) 목사는 10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기총 개혁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기자회견에 참석, “지난해 9월 29일 밤 10시께 강원도 대명콘도 218호실에서 H목사로부터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1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강 목사는 40여명이 H목사로부터 100만원씩 받았다고 설명했다.
강 목사는 “한국교회 대표기관이라고 하는 한기총의 부패가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서도 많은 금전 살포가 있었다고 들었다”면서 “즉각 이 사실을 조사하고 조치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저 또한 개혁되어야 할 사람”이라며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돈이 하나님이 돼 교회를 부패, 타락시키고 있다”고 했다.
강 목사의 양심고백에 앞서 한 비대위원은 “저도 옳지 못한 금품수수를 했었다. 통회자복한다. 곪은 환부를 도려내겠다는 심정으로 이렇게 나서게 됐다”며 비대위 관계자들도 금권선거논란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비대위원은 “저 자신부터 한국교회와 한기총, 교단이 살 수 있다면 맡은 직분을 내려놓을 각오가 돼 있다”면서 폭로전이 진정성을 담보한 개혁의 몸부림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회견과 관련, 한기총 안팎에서는 “한기총의 자정능력을 잃어버렸다는 방증인지, 한국교회의 희망을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진통인지 그 절차와 진정성, 정당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기총 명예회장들은 “다수의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허탈감을 주는 이 같은 폭로전은 하나님 나라 확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예수님 앞에서 무엇이 진정한 변화이자 회개인지 곱씹어볼 때”라고 말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