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現 지반보다 30∼50㎝ 낮게 복원

입력 2011-02-10 21:27


국보 1호 숭례문이 현재의 지표면보다 30∼50cm 낮은 조선 중기 이후 지반까지 노출하는 방식으로 복원된다. 또 숭례문에서 남산 쪽으로 연결되는 서울성곽은 당초 88m 구간을 복원키로 했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약 53m 구간으로 축소된다.

문화재청은 숭례문 화재 발생 3주년을 맞은 10일 복원공사 현장에서 그동안의 경과와 향후 추진 계획 등을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현재 지표면의 1.6m 아래에 조성된 조선 초기 때 원래 지반을 확인했으나 이를 복원하게 되면 유구(遺構) 전체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조선 중기 이후 지반으로 복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노출된 조선 초기의 원래 지반 중 일부는 복토(흙을 덮음)하지 않는 대신 유리로 덮어 숭례문 창건 당시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숭례문 지반은 일제강점기 때 한꺼번에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발굴 결과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숭례문을 다시 짓거나 수리할 때 필요에 따라 점차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숭례문을 중심으로 남산 쪽으로 복원할 성곽은 약 60m 지점에 남대문시장으로 통하는 지하보도가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진단 결과에 따라 지하보도가 나타나기 전인 53m 정도 구간까지만 복원하고 서쪽 성곽은 16m로 조성된다.

이날 숭례문 복원 현장에서는 각 공정에 대한 전통기법 시연도 있었다. 석공이 쐐기 몇 개를 박아 커다란 원석을 깨뜨리고 이를 옮겨 성벽을 쌓는 모습을 연출했다. 숭례문 대장간에서는 철을 녹여 도구로 만드는 과정이 시연됐으며, 전통 기구를 사용해 나무를 다듬는 모습도 선보였다.

숭례문 복원작업은 어처구니없는 방화에 문루(門樓)가 불타 내린 2008년 2월 10일 이후 시작돼 현재 공정률 40%를 보이고 있다. 올 연말까지 문루 복원을 위한 목재 다듬기와 전통기와 제작을 끝내고 내년부터 문루 지붕잇기 및 내외부 단청을 거쳐 12월이면 말끔히 단장된 모습으로 국민 앞에 다시 선다.

건축 목재는 화재로 전체 13만1493재의 36%인 4만7609재가 훼손됐지만 2월 현재 4만961재를 국민 기증 등을 통해 확보했으며 석재는 서울성곽 축조에 쓰인 돌과 가장 유사한 경기 포천석을 구했다. 단청은 천연안료를 사용한다. 또 화재 방지를 위해 적외선 열감지기, 연기감지기, CCTV 등 최첨단 장치와 스프링클러 등 소화용 방재설비도 설치한다. 숭례문 복원을 위한 총 예산은 247억원으로 전액 국비로 충당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