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금권선거 논란 확산

입력 2011-02-10 17:32


[미션라이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제95회 총회에서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를 선출하기에 앞서 모 후보 측으로부터 40여명이 100만원씩 받았다는 양심선언이 나와 한국교회의 금권선거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이다.

합동 경원노회 소속 강주성(송파보라성교회) 목사는 10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기총 개혁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기자회견에 참석, “지난해 9월 29일 밤 10시경 강원도 대명콘도 218호실에서 H목사로부터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1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강 목사는 40여명이 H목사로부터 100만원씩 받았다고 설명했다.

강 목사는 “한국교회 대표기관이라고 하는 한기총의 부패가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서도 많은 금전 살포가 있었다고 들었다”면서 “즉각 이 사실을 조사하고 조치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저 또한 개혁되어야 할 사람”이라며“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돈이 하나님이 돼 교회를 부패, 타락시키고 있다”고 했다.

강 목사의 양심고백에 앞서 신광수 비대위 공동위원장도 “저도 옳지 못한 금품수수를 했었다. 통회자복한다. 곪은 환부를 도려내겠다는 심정으로 이렇게 나서게 됐다”며 비대위 관계자들도 금권선거논란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고 털어놓았다. 최충하 공동위원장은 “저 자신부터 한국교회와 한기총, 교단이 살 수 있다면 총무직을 내려놓을 각오가 돼 있다”면서 폭로전이 진정성을 담보한 개혁의 몸부림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회견과 관련, 한기총 안팎에서는 “한기총의 자정능력을 잃어버렸다는 반증인지, 한국교회의 희망을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진통인지 그 절차와 진정성, 정당성이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기총 명예회장들은 “다수의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허탈감을 주는 이 같은 폭로전은 하나님 나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예수님 앞에서 무엇이 진정한 변화이자 회개인지 곱씹어볼 때”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함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