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한국기지 피격 안팎… 로켓포 우리 기지 ‘정조준’

입력 2011-02-09 21:40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PRT) 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기는 지난해 6월 30일과 올 1월 20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이번 공격은 현지 경비인력의 자작극으로 밝혀진 첫 공격 등 이전과 달리 우리 기지를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본격적인 PRT 활동 안전대책에 비상이 걸렸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 두 차례 공격과 달라=지난해 6월 PRT 기지 공사 현장에 떨어진 로켓포 4발은 아프간 수사 당국 조사 결과 현지에서 고용된 경호인력이 위험수당을 높이기 위해 벌인 자작극이었다. 올 1월 2발의 로켓포 공격은 기지 밖에 떨어졌고, 우리 정부는 우리 기지를 조준했는지 불명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8일(현지시간) 공격은 우리 기지 내에 3발이 떨어졌고, 시기적으로도 지난 1월 20일 우리 군이 PRT 기지에 입주한 뒤 이뤄졌다. 공격 받았을 당시 우리 군 등 369명이 기지 내에 있어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특히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사건 당일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PRT 기지를 방문한 점에 비춰 공격세력이 이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이를 감안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탈레반 소행? 앞으로가 더 문제=정부는 아프간 경찰과 공동으로 피격지점 주위를 점검하면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탈레반 등 적대세력에 의한 공격인지를 중점 조사 중이다. 김운용 합동참모본부 민심차장은 9일 “(적대세력이) 기지로부터 800m∼1㎞ 거리에서 공격했다”며 “이 정도 거리라면 우리 군의 감시자산으로 포착할 수 있지만 공격지가 마을이고, 집들이 3∼5m 높이의 담으로 둘러싸여 식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예단할 수 없지만 이번 공격이 오는 14일 PRT 개소식을 앞두고 한국 정부를 향한 탈레반의 경고성 공격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개소식 연기를 검토 중이다.

더 큰 문제는 단발성 공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PRT 활동 시작과 함께 탈레반 등 무장세력의 공격에 우리 군 등 PRT 인원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오는 7월 아프간에서 철군을 시작할 경우 탈레반의 공격이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되고 앞으로 한국군의 작전반경이 넓어져 위험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PRT 기지 경계를 담당하는 오쉬노 부대는 기지에 해저드(물웅덩이)와 판망형 철조망, 헤스코(모래주머니) 방벽 등 3중의 방호시설을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 사건 발생 이후 우리 군은 4단계로 이뤄진 방호태세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3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