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기독교계 지도자들 “이란 같이 이슬람화 안될 것 무슬림형제단은 득세 못해”
입력 2011-02-09 17:12
이집트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현 시국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시위 정국이 사회·정치적 자유가 확대되고 종교 자유를 보장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무슬림형제단 등 과격파들이 득세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집트가 이란과 같은 이슬람 국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콥틱정교회와 개신교를 대표한 3인의 목회자는 8일 아랍 유일의 기독교 위성방송인 ‘SAT-7’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이집트 상황 개선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세계 기독교인의 기도를 요청했다.
이집트복음주의교단 부회장 안드레아 자키 목사는 “교회는 이집트 내부의 사회·정치적 자유의 확장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폭력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이들에 의해 촉발된 변화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모든 이집트인들이 정의와 자유를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집트뿐 아니라 아랍권에서 가장 큰 복음주의 교회인 카스로두바라 교회의 사메 모리스 목사는 최근 2주간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시위의 중심지인 타흐리르 광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나 시위 기간 어떤 공격이나 상처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지난 6일 주일예배는 예배당에서 드리지 못하고 광장 한쪽에서 일부 교인만 모여 드렸는데, 이슬람 대학인 알아즈하르대학 교수와 성직자, 무슬림 학생들이 예배현장을 둘러싸 보호했다고 설명했다.
모리스 목사는 “이 예배에서 하나 됨을 목격했다”면서 “의심과 증오의 영이 물러가고 기독교인과 무슬림 사이의 긴장이 완화되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나님께서 이집트를 구원해주시고, 신자들이 이 고통의 시간에 하나님의 증인 된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한다”고 말했다.
콥틱정교회 요한나 콜타 주교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번 시위로 이슬람 원리주의가 힘을 얻게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며 “순수한 젊은이들이 시위를 시작했지만 특정 단체가 이들의 순수성을 빼앗을 것 같아 염려된다”고 말했다. 콜타 주교는 그러나 “이집트가 더 열린 국가이기 때문에 이란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은 이집트를 위한 긴급기도를 전 세계 교회에 요청했다. WEA는 이집트복음주의연맹이 정한 다섯 가지 기도를 세계 교회가 함께 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집트의 현 정부와 미래 지도자들에게 국가와 국민을 위한 현명한 판단력과 지혜를 주시도록, 타흐리르 광장에 나가 있는 기독교인과 무슬림 청년들의 안전을 위해,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위해, 이집트를 위한 긍정적 결과와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도록, 이집트의 변화로 중동과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등이다.
WEA 회장 김상복 목사는 “WEA는 이집트 기독교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포함해 이집트의 현재와 미래의 신앙과 자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