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의 ‘검은 유혹’… 대기업들 “아프리카를 잡아라”

입력 2011-02-09 18:50


대기업들이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잠재적 수요와 풍부한 자원을 갖춘 마지막 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프리카에 대한 지난해 우리나라 아프리카 수출액은 96억18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직접 현지를 방문, 판로 확대와 자원 확보에 나서는 최고경영자들도 늘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르면 3월 초 현지 시장 및 사업 점검을 위해 아프리카를 방문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9일 “구체적인 출장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아프리카 총괄본부가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 법인을 중심으로 동선이 짜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현지 기업인과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나 이를 토대로 향후 구체적인 아프리카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 성장 기회가 많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삼성전자는 이미 2009년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중동·아프리카 총괄본부에서 아프리카 총괄본부를 분리 독립시켰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아프리카 총괄 박광기 상무를 전무로 승진해 조직 위상을 강화하는 한편 나이지리아 법인을 설립, 인력을 대폭 충원해 왔다. 삼성전자는 아프리카에서 TV와 양문형 냉장고 등 소비자 가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해 카메룬의 음발람 철광산 공동개발, 콩고민주공화국 자원·인프라 연계 패키지사업 추진, 짐바브웨의 크롬·석탄 개발 추진에 합의하는 등 자원 확보에 큰 성과를 거뒀다. 포스코 관계자는 “특히 카메룬 음발람 철광산은 철 함량 60%의 고품질 철광석이 2억t가량 매장돼 있다”며 “2014년부터 연 3500만t의 철광석을 채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에도 남아공, 짐바브웨, 모잠비크 3개국을 방문해 규석, 크롬, 망간, 몰리브덴, 리튬 등 희귀금속 개발사업 참여방안을 모색했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미래전략그룹 내에 아프리카 전담팀을 만들고 아프리카 현지 사무소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STX그룹은 지난달 27일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국민주택 20만 가구 건설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이 사업은 아크라, 쿠마시, 타코라디 등 가나 10개 도시에 국민주택 20만 가구 및 국가 인프라를 건설하는 총 1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국내 건설사가 참여한 아프리카 사업 중 최대 규모다.

이는 기존 조선·해운 및 플랜트 중심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강덕수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강 회장은 지난해 말까지 5번이나 가나를 방문해 사업권을 따냈다. STX 측은 “가나 주택사업이 아프리카 국가 발전을 위한 해외 기업 참여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정욱 맹경환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