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직 외교관 민간기업 파견한다

입력 2011-02-09 18:32

외교통상부는 9일 보직 없이 본부대기 중인 공관장 출신 외교관들을 민간기업에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기업은 외교관으로부터 해외 경험을 전수받아 해외진출 활동에 접목시키고, 외교관은 국익을 위해 성과와 실적을 내는 ‘CEO형 공관장’의 준비 단계로 삼는 ‘윈-윈 전략’이라는 게 외교부 설명이다.

현재 봄·가을에 있는 공관장 인사과정에서 국가간 사정 등으로 불가피하게 6개월 정도 공백기간이 생기는 이른바 ‘마찰적 실업’ 상태의 본부대기 공관장 출신들은 매년 10여명에 달한다.

외교부는 재계 대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 등과 업무협력을 통해 이들 외교관을 필요로 하는 전경련 회원 기업들이 선정되면 적임자를 골라 파견할 방침이다.

기업에 파견된 외교관들은 현지공관 활동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 인맥 정보 등을 제공하고 필요한 조력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들 외교관의 활동실적을 평가해 이를 다음 인사 때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행정안전부로부터 정식으로 파견 승인을 받아 민간기업이 아닌 정부로부터 보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전경련 소속 대기업보다 고급인력 수요가 절실한 중소기업에 우선적으로 보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외교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에 이런 의도를 설명하고 의견을 물었지만 대부분 부담스러워했다”며 “중소기업을 위해 정식 파견이 아닌 자문단을 구성해 사안이 있을 때만 외교관들이 해당기업에 도움을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