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 단독 인터뷰] “盧의 남자들, 보궐선거 안 나온다”

입력 2011-02-09 21:25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는 물론 문재인 전 비서실장도 출마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보궐선거에는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잘 아는 참신한 인물이 나와야 합니다.”

4·27 김해을 보궐선거를 앞두고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는 9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의 가족과 측근들은 이번 선거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씨는 “다만 노 전 대통령 뜻을 잘 받들고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야권 후보가 나온다면 그 후보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건호씨 출마와 관련, “권양숙 여사와 주위에서도 많은 설득을 했는데 본인이 고사했다”며 “아직까지 정치에 관심이 없고 자기성찰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LG전자 미국 샌디에이고 지사에 근무 중인 건호씨는 조만간 중국지사로 옮겨 근무하면서 경제공부를 더 할 것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지난 설날에 모였던 이야기도 털어놨다. 그는 “설에 문 전 비서실장, 정재선 변호사, 김경수 (재)아름다운 봉하 사무국장이 모여 불출마 쪽으로 의견을 굳혔다”며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꿈꿨던 봉하마을 가꾸기와 자연정화 운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씨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이 소유하고 있는 봉하마을 입구의 빌라를 (재)봉하재단으로 이속해 봉하수련장을 만들고 청소년들의 교육장과 관광객 체험장소로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그는 “권 여사는 현재 사저를 일반인에게 완전히 개방해 노 전 대통령의 순수한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어 한다”며 “사저는 개방하고 인근에 조그마한 사택을 새로 지어 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노씨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관련,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지만 그 판결이 마음에 걸린다”며 “삼성 이건희 회장은 특사를 해주고 이 지사는 지사직을 박탈하는 것은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안타까워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의 한 원인이 됐던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정도 없고 미움도 없다”며 “박 회장도 죄책감에 휘말릴 필요 없다”고 말했다. 노씨는 “동생이 생각날 때마다 평소 다니던 봉화산 산책로도 한 번씩 가고 묘역도 살피곤 한다”고 털어놨다.

한편 베이징대 경제학 연구원 자격으로 중국에 체류 중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아직까지 자기반성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보궐선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김해=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