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삼성 수출품에 핵물질?”… 美·멕시코 한바탕 해프닝

입력 2011-02-09 18:26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시스템이 오작동하는 바람에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이 홍역을 치른 일이 9일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위키리크스가 지난 1일 공개한 멕시코발 미국 외교전문에 따르면 2009년 10월 24일 멕시코 서부의 만사니요항에서 통관 절차를 거친 삼성전자 컨테이너에서 중성자가 탐지됐다는 경보가 울렸다. 당시 삼성전자의 컨테이너에는 세탁기용 모터가 들어 있었다.

미국의 앞마당인 멕시코에서 핵물질 경보가 울리자 당시 멕시코 당국의 협조 하에 경보 시스템을 운용하던 에너지부를 비롯한 미 당국에 일대 비상이 걸린 것이다.

미 당국은 컨테이너 정밀 촬영 결과를 미국 뉴멕시코주에 위치한 국가안보연구기관인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로 보내는 한편 삼성 측에 문제의 컨테이너를 분리한 뒤 접근 차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문에 나타났다. 당시 삼성 측 컨테이너는 멕시코 중부 케레타로주의 한 창고에 보관돼 있었다. 5일 만인 10월 29일 컨테이너에 대한 2차 검사를 거친 끝에 미 당국은 경보가 잘못 울린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불량국가나 테러 단체에 의한 핵물질, 핵무기 관련 설비 및 기술 등의 이전을 막기 위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등을 추진해왔다. 현재까지 세계 27개 항구에 방사능탐지장비와 경보 시스템을 설치해 놓고 있고, 한국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전석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