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돈 없어 병원 못 간 경험 있다” 저소득층이 일반가구의 7배
입력 2011-02-09 20:48
돈이 없어 가족이 병원에 가지 못한 적이 있는 저소득층 가구 비율이 일반가구의 7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9일 공개한 ‘2010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조사한 저소득층 2468가구의 3.99%가 ‘돈이 없어 가족이 병원에 못 간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0.57%가 경험 있다고 대답한 일반가구(3566가구)의 7배나 된다. 이런 비율 차이는 2007년 5.32배, 2008년 5.61배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저소득층 가구는 소득 수준이 전체 가구의 소득 중간값(중위 소득)의 60%가 안 되는 가구를 말한다.
저소득층 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가입률은 31.39%로 일반가구(81.94%)의 5분의 2 수준이다. 평균 가입건수는 0.81건으로 채 한 건도 안 된다. 일반가구는 3.59건으로 4.4배 많다.
이런 상황은 저소득층 가구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가족 건강이 좋지 않다’고 대답한 저소득층 가구 비율(30.91%)이 일반가구(7.29%)의 4.2배나 되기 때문이다. ‘가족 중 만성질환자가 있다’고 한 비율도 저소득층(50.51%)이 일반가구(24.83%)의 2배였다.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사회보험연구실장은 “현재 저소득층은 경증 질환에 걸렸을 땐 국민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 등으로 대부분 보장받을 수 있지만 비급여 항목이 많은 중증 질환에 걸리면 사실상 대책이 없다”며 “의료안전망 기금 창설, 비급여 본인부담액 상한 설정 등 서민 의료안전망 확충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