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산둥성 200년만의 가뭄… 국제 밀 가격 폭등 예고
입력 2011-02-09 21:27
중국에 닥친 최악의 가뭄이 세계 식량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산둥(山東)성을 포함해 허베이(河北) 산시(山西) 장쑤(江蘇) 안후이(安徽) 허난(河南) 산시(陝西) 간쑤(甘肅) 등 8개 성(省)이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으며, 피해 면적이 640만7650㏊에 이른다고 베이징상보(北京商報)가 9일 보도했다.
이들 8개성에 있는 가을밀 경작지 면적과 밀 생산량은 중국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최대 밀 생산지인 산둥성은 이달 말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2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산둥성의 강수량은 지난해 9월 이후 현재까지 12㎜에 불과했다.
산둥성의 경우 겨울 가뭄이 지속되면서 성내 밀 경작지 35.1%가 피해를 입은 상태라고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농업부를 인용해 전했다. 중앙정부는 이들 8개성에 2급 긴급대응 경보를 발령하고 인적·물적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이날 특별 보고서를 통해 “중국 밀 생산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산둥, 장쑤, 허난, 허베이, 산시 등 북부 5개성이 지난해 10월부터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면서 “이곳의 밀 경작은 물론 2억5700만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식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겨울밀 경작지 140만㏊ 중 37%인 52만㏊가 심각한 가뭄 피해를 겪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최근 2개월 동안 밀가루 소매가격은 8%나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중앙기상청은 금명간 산둥, 산시, 안후이성에 한 차례 비 또는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강수량이 매우 적어 해갈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밀 수출 금지령을 내리고, 밀 수입량을 늘리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농촌발전연구소 리궈샹(李國祥) 부소장은 “지금의 가뭄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중국뿐 아니라 세계 식량 공급은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