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어디로 가나] ‘무바라크 독일行’ 잇단 보도, 왜?
입력 2011-02-09 18:24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독일행 가능성이 계속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8일 “무바라크 대통령이 장기 건강검진과 휴식을 위해 독일 병원들과 협의를 했다”며 “특히 독일 남서부 바덴바덴 인근 뷜 시에 있는 ‘막스 그룬디히 클리닉 뷜러회에’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종양 치료로 유명한 이 병원은 사람이 생활하기에 가장 적합한 해발 800m 고도에 위치해 있고, 최대 200㎡ 크기의 호화 병실을 갖추고 있어, 빅토르 유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요양한 바 있다.
장 아셀보른 룩셈부르크 외무장관도 9일자 독일 일간지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정부가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독일 내 장기 요양을 제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이집트로부터 무바라크 대통령의 독일행에 관한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5일 “미국 정부와 이집트군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비밀리에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독일행 소문이 솔솔 나오는 이유는 우선 그가 바덴바덴에서 과거 3차례나 휴가를 보낸 전력 때문이다.
또 무바라크 대통령이 ‘신병 치료’ 명목으로 독일에 머물 경우 시위대의 ‘즉각 퇴진 요구’와 미국의 ‘점진적 권력 이양’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일거양득 카드다. 무바라크가 9월 대선 때까지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실권을 넘긴 채 독일행을 하는 건 사실상 해외 망명이어서 그로선 수용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