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구자철 ‘박자듀오’라 불러다오… 박지성-이영표 공백 메우기
입력 2011-02-09 21:47
‘조광래호의 박자는 이제부터 박(주영)-(구)자(철) 듀오가 맞춘다.’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34·알힐랄)의 국가대표 은퇴로 흔들리던 한국축구가 박주영(26·AS모나코)과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이른바 ‘박-자 듀오’로 불리는 두 선수는 10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터키대표팀과의 친선전에서 박지성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팀 공격을 조율해 ‘조광래호’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지성의 후임으로 새로운 캡틴으로 변신한 박주영은 역대 대표팀 최연소 주장에 선임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지성 형 등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았던 선배들처럼 선수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동료들이 경기장에서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
이런 다짐처럼 박주영은 앞으로 처진 스트라이커나 좌우 날개로 팀 공수의 중심 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이 그랬던 것처럼 박주영도 자신의 포지션에만 머무르지 않는 ‘광폭 플레이’로 어린 후배들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광래 감독도 “대표 선수들을 합심된 팀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필드에서 플레잉 코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해 박주영을 주장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구자철도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국 축구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득점왕과 도움왕에 오른 구자철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구자철은 앞으로 박지성의 자리인 왼쪽 날개에 주로 포진할 것으로 보여 그의 활약여부에 따라 조광래축구의 연착륙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구자철은 박지성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의식하기보다는 자신이 갖춘 능력을 모두 발휘하는 데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구자철은 “ 나만의 축구를 보여 주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며 “선배의 빈자리를 의식하기보다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광래 감독은 “박주영과 구자철이 있기 때문에 박지성과 이영표의 공백을 메우는데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라브존(터키)=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