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급식 쌀, 현물로 지원… 청주시 방침에 교육계 반발
입력 2011-02-09 18:06
충북도내 초·중학교에 대한 무상급식이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청주시가 급식비 중 쌀을 현물로 출자키로 하자 충북도교육청 등 교육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9일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11일 부시장 주관으로 시의원 2명과 담당국장, 교육청 관계자, 농업인 단체 대표, 영양사 대표, 학부모 대표 등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급식비지원심의위원회를 열고 급식비 중 쌀을 현물로 지원토록 결정할 방침이다.
시는 98억원의 예산을 무상급식 분담금으로 지원하면서 지역 내 생산 쌀을 구입, 학교 급식에 사용하는 것은 생산 농민과 소비자인 학생 모두를 이롭게 한다는 점에서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또 ‘청주시학교급식지원조례’ 제3조에는 시장의 임무로 ‘지역의 우수한 농·수·축산물을 우선 사용토록 권장’하고 있어 예산 범위내에서 현물 지원을 하는 것은 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충북도교육청은 현물로 쌀을 지원받을 경우 여러 문제점이 발생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도내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위해 도교육청이 400억원, 충북도가 340억원을 부담키로 합의해 관련 예산을 도내 400개 학교에 이미 배정한 상태이기에 이를 바꾸기엔 시간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충북교총과 충북영양사회, 학교영양사회 등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청주시의 현물지원은 급식 질 저하, 예산운영상 어려움 등을 초래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특히 구제역과 한파 등으로 식자재 및 운영비 상승폭이 커짐에 따라 급식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에서 예산에 편성된 쌀값보다 더 비싼 지역 쌀을 현물로 지원한다면 식품비에서 이중고를 겪게 돼 급식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는 무상급식비를 교육청으로 지원하고 협의체를 구성해 친환경 및 우수 식재료 확보를 위한 공급망 확충 등 기반시설을 갖춰놓은 뒤 현물로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지난해 도내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위해 도교육청이 400억원, 충북도가 340억원씩을 부담한 뒤 2013년부터는 급식비(급식비+인건비) 분담액을 50대 50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청주=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