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패션 파워 블로거 스콧 슈만, “뚱뚱해도, 주머니 가벼워도 멋쟁이 연출 가능”
입력 2011-02-09 21:20
서울은 어떤 도시일까. 인구밀도가 뉴욕의 8배, 도쿄의 3배나 되는 빡빡한 도시 서울은 외국인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세계 1위의 패션 파워 블로거 스콧 슈만(43·사진)은 서울을 ‘스타일리시한 도시’라고 평했다. 그는 “작고 특화됐으며 수준 높은 숍과 부티크가 많은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꼭 다시 방문해 여유 있게 거리를 돌아보며 사진을 찍고 싶은 도시입니다.”
제일모직 빈폴의 초청으로 내한, 9일 서울 명동 빈폴 매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는 서울의 거리에서 그의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여러 장 건졌다고 했다. 벌써 그의 블로그 사토리얼리스트(thesartorialist.com)에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에서 찍은 2장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슈만은 빈폴과 함께 트렌치코트를 즐길 줄 아는 서울의 패션 피플을 소개하는 ‘트렌치 프로젝트 인 서울’을 진행하기 위해 7일 서울에 도착했다.
슈만의 블로그는 2009년과 2010년 전 세계 500여 패션 블로그 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블로그 1위(signature9.com 선정)에 올랐다. 슈만은 “사토리얼리스트는 ‘재단사’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사토르(Sartor)에서 파생된 단어로 ‘자신의 개성을 고유한 스타일로 표현하는 신사’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슈만은 의류상품학을 전공한 뒤 발렌티노, 버그도프 굿맨(백화점) 등에서 15년간 일한 패션 전문가지만 사진은 취미로 배운 아마추어였다.
“2005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운영하던 쇼룸을 닫고 딸 둘을 키우면서 취미로 거리 패션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블로그는 이제 하루에 전 세계 7만여명이 다녀가는 곳이 되었고, 그의 사진은 보그, 엘르 등 세계적인 패션잡지에 실리고 있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 예술가가 되고 싶었던 꿈을 이뤘다”면서 사토리얼리스트의 성공 비결을 “진심을 담아 보통사람들을 찍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블로그가 대박을 터뜨린 요즘도 그는 블로그에 광고를 싣지 않고 있다.
“블로그에 올린 사진 속에서 인간적인 측면을 찾아봐주면 고맙겠다”고 당부한 그는 “패션을 잡지 속 바싹 마른 열여덟 살 소녀가 규정하는 방식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뚱뚱해도 주머니가 가벼워도 얼마든지 멋쟁이가 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소재 색상 패턴을 섞어 믹스 & 매치 스타일을 연출해보세요.”
그는 날씬한 몸매와 유명브랜드는 멋쟁이의 조건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