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군의 맏딸’ 50대 후반에 학사모
입력 2011-02-09 19:19
“배움에는 정년이 없습니다. 남들은 은퇴를 준비할 나이지만 이제 새로운 삶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10일 충북 청원군 소재 충청대학 사회복지상담학과를 늦깎이 졸업하는 이홍숙(57·여)씨는 광복군 출신인 이병돈 선생의 맏딸이다. 이 선생은 광복군 제2지대에 입대해 활동했고, 1945년 4월 미국 전략첩보국(OSS) 특수무기반을 수료한 뒤 이범석 장군 휘하에서 출동명령을 기다리던 중 광복을 맞아 귀국했다.
이씨는 2005년 작고한 선생의 8남매 중 맏딸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을 포기했다. 하지만 어릴 때 세웠던 교사의 꿈을 접지 못해 초등학교 졸업 35년 만인 2001년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 47세의 나이로 충북인터넷고에 입학했고, 이어 충청대에 진학했다.
‘보람되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사회복지 관련 공부를 했다는 그는 “조국을 위해 평생을 바친 아버지께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청주=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