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프롤로그] 이웃이된 취재원들

입력 2011-02-09 18:23


현장을 뛰는 우리 기자들이 안쓰러울 때가 있습니다.

8일 오후 일입니다. 지난주 전남 해남 땅끝마을의 연혁·연지 남매를 취재하고 돌아온 이경선 기자가 연혁군과 통화를 합니다.

“곧 졸업식이 있다고. 우와, 축하한다. 뭐 사줄까. 말해봐. 괜찮아. …괜찮아 인마. 누나가 다 사줄게.”

여군보다 더 씩씩한, 조금 보태 지금도 여군이 되고 싶다는 그는 갓난아기를 탁아하고 출근하는 애엄마입니다. 설 연휴 시댁 대구에 갔다가 연휴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 멀리 해남까지 기차, 버스 갈아타고 남매를 만나고 왔습니다. 남매가 사는 아동센터 아이들과 그 많은 아이들을 거두는 교회 목사님 부부의 헌신이 안타까워 무슨 며느리라도 된 양 선물 들고 방문했답니다.

노숙하며 노숙인 선교하는 목사를 취재한 전병선 기자도 크게 다르지 않은 취재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취재원에게 밥 사고 커피 사고 선물 주고…. 다른 기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데 행복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귀를 열어 들었던 그 취재원이 이웃이 되어 있다는 겁니다. 감사 전화가 오고, 찾아오고, 작은 선물이라도 전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 기자들 ‘등 따숩고 배부르게’ 해줘야 하는데…지난 연말 집에 초대해 이밥에 고기반찬을 먹였습니다. 너무나 잘 먹더군요. 집식구에게 아쉬운 소리 또 해야겠습니다.

참, ‘이웃’도 한 주 쉬면서 약간의 변화를 주었습니다. 성서의 동식물을 작가가 그림으로 소화해내는 코너와 동네 마실 다니는 소설가의 이야기, 한때 복음의 대형(大兄)이었으나 이제는 재복음화가 필요한 유럽이야기를 다룬 코너 등을 신설했습니다. 격주 또는 월 1회 형식으로 선보일 겁니다.

긴 설 연휴 때 보았던 다큐영화 ‘울지마 톤즈’의 고 이태석 신부의 물음이 자꾸 맴도는 금주였습니다. ‘내가 예수라면 이곳에 교회를 먼저 세웠을까, 학교를 먼저 세웠을까.’

종교기획부장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