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기자에 불똥… 외교문서 공개 英특파원 러시아서 추방
입력 2011-02-08 18:48
“러시아는 당신에게 문을 닫았어.”
영국 일간 가디언의 루크 하딩 모스크바 특파원은 지난 주말 임지로 돌아갔지만 모스크바 공항에서 입국을 거절당했다. 이유를 묻는 그에게 현지 정보기관인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소속 공항담당 보안요원으로부터 이런 말만 돌아왔다. 비자는 취소됐다. 여권은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뒤에야 그에게 전달됐다.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전문 누출 사태 불똥이 언론인에게도 튀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자국 간부기자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추방 조치는 냉전 이래 처음이라며 이를 전했다. 하딩 기자는 지난 두 달간 런던 본사에 머물며 위키리크스가 제공한 미 외교전문을 집중보도했다.
지난해 12월엔 블라디미르 푸틴 전 총리 시절의 러시아를 ‘사실상 마피아 국가’라고 묘사한 스페인 검찰 간부의 발언을 인용해 소개했다. 2006년 반(反)크렘린 활동을 벌이던 전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런던 독살사건과 관련해 푸틴 당시 총리가 사전에 암살 계획을 인지했을 거라는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의 언급도 전했다.
현지 언론은 강제추방 조치가 위키리크스 보도와 관련 있을 거라고 추정했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