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조광래 감독 불꽃 튀는 ‘지략대결’… ‘토털사커 vs 패스축구’ 승자는 누구

입력 2011-02-08 21:26


‘히딩크의 토털사커냐, 조광래의 패스축구냐.’

이번 한국과 터키의 친선경기는 히딩크(65) 터키 감독과 조광래(57) 한국 대표팀 감독의 지략 대결이 관심사다. 아시안컵에서 3위에 그친 조 감독은 은퇴한 박지성과 이영표의 빈자리를 채울 선수를 이번 경기를 통해 집중적으로 테스트할 예정이다. 한·일 월드컵의 영웅 히딩크 감독도 최근 단행한 세대교체를 앞세워 한국 전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네덜란드식 토털사커를 추구하고 있는 히딩크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내다보고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는 등 새로운 팀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10월 유로 2012 예선에서 독일에 0대3으로 대패하고 약체 아제르바이잔에도 0대1로 덜미를 잡히자 한 달 뒤 네덜란드와의 친선전(0대1 터키 패)에는 기존 스타들을 제외하고 대표팀에서 뛰어본 적이 없는 선수를 9명이나 발탁하는 등 세대교체 작업에 속도를 냈다.

독일 태생으로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베테랑 미드필더 하미트 알틴톱(29·바이에른 뮌헨)이 건재한 가운데 신예 메흐메트 에키지(21·뉘른베르크), 중앙수비수 세르다르 케시말(22·카이세르스포르), 미드필더 누리 샤힌(23·도르트문트) 등이 최근 ‘히딩크의 황태자’로 주목받고 있다. 팀 재건에 전력을 쏟고 있는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과 이영표가 은퇴해 아쉽지만 그들은 한국 축구를 위해 지대한 공헌을 했다”며 “월드컵으로 인연을 맺은 한국축구와의 대결에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조광래 감독도 이번 터키전에서 중요한 실험을 한다. 조 감독은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난 박지성과 이영표의 공백을 메울 선수를 찾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왼쪽 날개로 주로 활약했던 박지성의 위치에는 박주영(26·AS모나코)과 구자철(22·제주)을 교대로 투입해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영표의 왼쪽 윙백 자리에는 새로 선발한 윤석영(21·전남)과 홍철(21·성남)을 가동한다. 스페인식 정교한 패스축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조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히딩크 감독과의 대결이라서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며 “젊은 선수들이 많이 성장해 박지성과 이영표의 은퇴 공백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한국과 터키전은 2002년 월드컵 3-4위전(한국 2대3 패)이 팬들 뇌리에 깊이 남아 있는 가운데 2004년 6월에 서울과 대구에서 한 차례씩 친선경기를 가진 뒤 이번이 첫 맞대결이다. 당시 서울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한국이 0대1로 패했고 대구 경기에서는 유상철과 김은중의 득점으로 2대1 승리를 거뒀다. 통산 상대전적에서는 1승1무4패로 한국이 열세다.

트라브존(터키)=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