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같은 ‘막장 욕망’… 재벌 맏며느리가 경영권 노리고 시동생 불륜 뒷조사
입력 2011-02-07 19:22
그룹 경영권을 노리고 시댁 형제들을 뒷조사하거나 그룹 회장인 시아버지 재산 정보까지 불법적으로 빼낸 맏며느리가 사법 처리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기석)는 후계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시동생과 시누이의 사생활 약점을 캐기 위해 두 사람 배우자의 인터넷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정보통신보호법상 정보통신망 침해)로 H그룹 맏며느리 이모(49)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이씨는 2010년 1월 모 심부름센터를 통해 H그룹 둘째 아들의 부인 A씨, 둘째 딸의 남편 B씨가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 25개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불법 취득한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중견 H그룹의 맏며느리인 이씨는 시댁 형제들과 경영권을 다투는 남편이 회장인 시아버지의 신임을 얻지 못한다고 판단해 시동생, 시누이 부부의 불륜 관계 등을 알아내 흠집을 내려고 시도했다. 이씨가 개인정보를 알아낸 인터넷 사이트는 사적인 이메일을 주고받는 포털사이트가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지인에게 불륜 관계는 물론 시댁 형제들의 하루 일과까지 심부름센터를 통해 뒷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씨의 욕심은 형제간 경쟁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씨는 2009년 10월 서울 모 은행 지점을 통해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해당 은행에 가입한 예금계좌 등 금융상품들의 잔액을 알아냈다. 이씨를 검찰에 고발한 사람은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시아버지였다. 검찰은 이씨 범죄를 도와준 이씨의 지인과 심부름센터 대표, 모 은행 지점 VIP 고객 담당 여직원도 모두 불구속 기소했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