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어디로 가나] ‘고문’ 여전한 공안 경찰… 무바라크 ‘민주화’ 약속 불구 잔학행위 안줄어
입력 2011-02-07 21:30
이집트에서 민주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공안 경찰은 여전히 고문을 일삼고 있다고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가 6일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하시바 하지 사라위는 이날 민주화 시위 13일째에 접어들었지만 공안당국은 잔학행위와 고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AFP 통신에 밝혔다.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은 정치범 인권 실태에 대한 불만 사항을 처리하고 30년간 유지한 비상계엄법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변화의 조짐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인권운동가 아이다 세이프 알다울라는 시위 이후 처음으로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무바라크 대통령이 안정과 치안을 약속했던 1일 밤 이후 최소한 30건의 살해 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이집트 카이로 시위 와중에 언론사와 취재진을 직접 겨냥한 공격은 114건 이상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기자들 중 카메라를 빼앗겼다 돌려받거나 휴대전화를 탈취당한 사례가 있었다. 이들은 시위대에 둘러싸여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반정부 시위 상황을 집중 보도해 온 아랍권 위성보도채널 알자지라의 카이로 특파원 아이만 모히엘 딘은 지난 6일(현지시간) 군에 의해 7시간 감금됐다. 미국 시민권자이기도 한 그는 타흐리르 광장 근처에 억류됐다가 풀려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일 카이로로 가는 도중 연행돼 비밀경찰본부에서 24시간 동안 억류됐던 자사 기자 2명의 경험담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집트인들이 그들의 정부에 의해 고문당하는 걸 보는 것, 특히 벽 너머의 소리를 듣는 것은 끔찍했다”고 말했다.
정원교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