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범은 ‘철새’… 사람·차량에 의해 확산돼
입력 2011-02-07 21:37
지난해 12월 충남 천안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는 겨울을 보내러 국내로 들어온 철새에 의해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철새 도래 기간이 끝나는 4월까지는 AI의 추가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7일 AI 역학조사 중간결과 발표에서 이번 조류인플루엔자의 감염·확산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철새가 국내로 들어와 퍼뜨린 배설물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주이석 검역원 질병방역부장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철새 등이 농장 인근에서 서식하면서 내놓은 배설물이 사람이나 차량에 묻어 농장 내부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면서 “그 외에도 감염된 철새 등의 배설물에 오염된 남은 음식물을 닭·오리 등에게 준 경우나 해당 가축이 감염된 야생조류와 직접 접촉한 경우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전남 영암과 나주 등 AI 발생 농가가 많았던 지역은 오염 농장을 출입한 사료·왕겨 차량에 의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검역원에 따르면 2008년 국내에서 AI가 발생했을 때는 야생조류가 폐사하거나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7개 시·도의 다양한 종류 철새에서 바이러스가 17건이나 검출됐다.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그만큼 강했다는 게 검역원 분석이다.
주 부장은 “이번 철새에서 나온 바이러스는 2009, 2010년 몽골 큰고니와 2009년 중국 칭하이 뿔논병아리에서 나온 바이러스와 유사하다”면서 “철새가 봄철까지 우리나라에서 월동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검역원은 이에 따라 닭·오리 등을 사육하는 농장은 철저한 소독은 물론 야생조류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현재 AI 의심신고 82건 중 5개 시·도, 16개 시·군에서 40건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양성 가운데 오리가 28건으로 가장 많았고 닭 10건, 메추리와 꿩이 각 1건이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