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청정’ 부산까지… 설 연휴에만 180곳서 발생
입력 2011-02-07 21:38
구제역이 부산까지 확산됐다. 1차 백신 접종이 끝났는데도 기존 발생지까지 포함하면 설 연휴에만 180여곳에서 발생해 구제역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부실 매몰에 따른 환경오염이 우려됨에 따라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가축 매몰지 4200여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7일 부산 사하구 돼지·염소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구제역 발생지역은 9개 시·도, 76개 시·군으로 늘어났다. 농식품부는 설 연휴기간 충남 천안의 국립축산과학원을 비롯해 경북 울진(한우·돼지), 경산(돼지) 등 3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이는 기 발생지역 주변(3㎞)과 발생농가와 역학관계가 있는 농가를 통계에서 제외한 것이어서 이를 포함하면 180여곳에 달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미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 주변의 3㎞ 위험지역은 구제역 발생지에 넣지 않다 보니 농식품부는 설 연휴에 3곳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했지만 실제론 180곳에 달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특히 소에 이어 돼지에 대한 1차 백신 접종을 지난달 말 완료했고, 지역에 따라 2차 접종이 시작됐는데도 충남·북과 경남·북, 경기도 남부지역 등에서 구제역 발생 건수가 계속 추가되고 있어 긴장하고 있다.
한편 환경부는 구제역과 AI로 인한 가축 매몰지 4200여곳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경북 지역 매몰지 993곳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61곳(6.1%)에서 부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매몰지 993곳에 대한 사전조사를 벌여 정비가 필요한 89곳을 선정한 뒤 중앙정부에 점검을 요청했다. 정부 조사 결과 89곳 중 29곳은 붕괴 우려가, 22곳은 침출수가 유출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도 최근 구제역 가축 매몰지 1954곳 가운데 627곳에 대한 점검을 벌인 결과 40%가량이 가스배출관 설치 부적절 등 가축 매몰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선정수 조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