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선 표류하다 월남… 귀순의사 없어
입력 2011-02-07 21:48
지난 5일 북한 주민 31명이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통해 연평도 쪽으로 넘어왔으나 귀순 의사를 밝히지 않아 단순 표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5일 오전 11시23분쯤 5t짜리 북한 어선 1척이 연평도 북방에서 NLL을 넘어왔다”며 “해군 고속편대가 출동해 NLL 남방 3㎞ 지점에서 검문검색한 뒤 예인 조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선은 연평도에 남겨두고 북한 주민들은 인천 해역방어사령부로 이송돼 국가정보원과 해경, 군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의 조사를 받고 있으나 귀순 의사를 밝힌 주민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은 당일 오전 11시쯤 이 어선이 NLL 쪽으로 남하하는 것을 포착했으며 11시23분쯤 NLL을 넘자 고속정 편대(2대)에서 경고방송을 했다. 그러나 수심이 얕아 고속정 접근이 여의치 않자 검문검색 요원들이 2대의 고속단정(RIB)을 나눠 타고 어선에 승선, 남하 경위와 귀순 의사를 확인했다.
북한 어선은 황해도 해주만 인근에서 출항했고, 남자 11명과 여자 20명이 타고 있었으며 어린이는 없었다.
여성이 많은 것은 식량난 등으로 조개잡이 등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주민들은 가족 단위가 아닌 작업반으로 알려졌으며, 어선에는 어구들이 실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본인 의사에 따라 송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8일 열리는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에서는 이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측이 요청한다면 현재 조사 상황을 설명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의 대규모 월남은 2002년 8월 19일 21명이 어선을 타고 서해로 귀순한 것과 2009년 10월 1일 11명이 전마선을 타고 동해로 넘어와 귀순한 사례 등이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