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 검찰 송치] 총알 ‘미스터리’… 근거리서 쏘면 관통이 정상

입력 2011-02-07 21:42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 특별수사본부가 7일 발표한 최종 수사결과에서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1발이 우리 해군의 총기류에서 발사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석 선장의 피격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선원들의 증언을 근거로 해적 중 1명이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숨어있던 석 선장을 찾아내 AK소총으로 난사했다고 발표했다. 석 선장은 복부 3곳, 다리 2곳, 팔 1곳 등 모두 6곳에 총상을 입어 이 같은 발표가 공신력을 얻는 듯했다.

하지만 수술을 통해 석 선장의 복부와 팔다리 등에서 4발의 탄환이 제거됐고, 국내 의료진의 실수로 탄환 1발을 분실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문점이 꼬리를 물었다.

수사본부는 오만 현지 수술 때 석 선장의 왼쪽 팔에서 제거한 탄환 1발과 국내 이송 후 수술에서 뺀 탄환 2발 등 모두 3발만 넘겨받았다. 수사본부는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로부터 ‘오만 현지 병원에서 수술 후 탄환 2발을 보관해 왔는데 옷가지 등이 담겨 있던 짐을 잃어버리면서 탄환도 함께 분실했다’는 내용의 경위서를 받았다.

총기 전문가들은 해적들이 사용한 AK소총의 화력을 근거로 의문을 제기했다. 선원들의 진술처럼 해적이 근거리에서 석 선장을 쐈다면 탄환이 복부를 관통하는 것이 정상이어서 몸 안에 탄환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

이 때문에 우리 해군의 오인사격 또는 유탄에 의해 총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최종 수사결과 석 선장의 배에서 나온 3발의 총탄 중 AK소총에서 발사된 탄환은 1발에 불과했다. 나머지 2발 중 1발은 우리 해군이 쏜 총탄으로 밝혀졌고, 다른 한 발은 역시 해적이 아닌 우리 해군의 사격으로 깨진 선박 부품 파편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해적이 석 선장을 살해하기 위해 총을 여러 발 쏜 것을 목격했다는 선원들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청해부대 특수전여단(UDT/SEAL) 작전팀은 선교로 진입한 후 해적과 교전할 때 근거리에서 정확하게 조준사격을 실시해 해적 7명을 사살했다”며 “석 선장의 몸속에서 발견된 탄은 오발탄이 아닌 유탄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부산=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