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發 빅뱅 오나”… 숨죽인 금융가

입력 2011-02-07 18:22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국책금융기관 기능 재편과 맞물려 추진할 의향을 내비치자 금융권이 들썩이고 있다.

우리금융으로부터 분리 매각 가능성이 언급된 우리투자증권 주가가 7일 6.3%나 뛰었고 우리금융도 3.46% 올랐다. 산은지주 산하인 대우증권도 2.5% 올라 강세를 보였고, KB금융지주도 1.03% 올랐다.

증시에서는 이들 주가가 오른 것은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결과로 본다. 따라서 그가 그리고 있는 우리금융 민영화의 밑그림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우선 산은지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기능 재편에 따른 함수에 좌지우지될 전망인데, 우리증권의 처리향배가 최대 관심사다. 우리증권을 따로 떼어내 시장에 파느냐, 아니면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육성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어서다. 시장에 내다 파는 안이 채택된다면 그간 우리증권에 군침을 흘려온 KB금융이 적극적으로 나올 수 있다. 게다가 그동안 포스코 SK 등 대기업과 지분 맞교환을 추진해 온 KB금융 입장에선 세계적인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선점할 수 있는 호기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에선 우리증권을 판 뒤 우리금융을 산은지주에 편입시켜 대형화를 통한 글로벌 IB 육성이 가능해진다.

아니면 두 지주회사를 묶은 뒤 산은지주 민영화를 추진할 수도 있다. 이는 소매금융 점포가 없어 걸림돌이 돼 온 산업은행에도 호재다. 다만, 우리금융 민영화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우려를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관건이다.

우리증권을 IB로 육성하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판단될 경우엔 산은지주에 넘겨 대우증권과 합병시키는 안도 있다. 대우증권까지 떠안은 산업은행이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으나 대우증권을 떼어낸 뒤 합병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증권을 떼어낸 뒤 가치가 떨어진 우리금융을 순조롭게 매각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그동안 우리금융지주 경영진과 노조에서 우리증권 분리 매각을 강력히 반대해 온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