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선장 몸속 탄환 중 1발은 해군 유탄”
입력 2011-02-07 21:53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4발 가운데 최소 1발은 우리 해군의 총기류에서 발사된 것으로 밝혀졌다.
석 선장의 부상이 교전 중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아져, ‘아덴만 여명 작전’은 완벽했다는 해군 당국의 자평에 흠집이 가게 됐다.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 특별수사본부 김충규(남해해양경찰청장) 본부장은 7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석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4발 중 오만 의료진이 제거한 1발은 국내 이송 도중 분실됐고, 압수한 3발 가운데 1발은 우리 해군이 사용하는 권총탄이나 MP5 9㎜ 기관단총탄 또는 MP5 소음탄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나머지 1발은 해적의 AK소총탄이고, 1발은 선박 철제파편으로 추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식결과는 2∼3일 내에 나올 예정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석 선장의 몸속에서 나온 우리 해군의 탄환은 오인사격에 따른 ‘오발탄’이 아닌 벽을 맞고 튕겨나온 ‘유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사결과 해적들이 삼호주얼리호를 표적 납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 본부장은 “해적들은 지난해 12월 22일쯤 소말리아 카라카드항을 출항한 뒤 23일 만에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며 “표적 납치라면 굳이 23일 동안 항해할 필요가 없었지 않았겠는가”라고 말했다. 해적들은 500억원 상당인 삼호주얼리호와 선박에 실려 있던 시가 70억원 상당의 화물 외에 선원들의 현금과 귀중품 등 2750만원어치를 빼앗았다.
수사본부는 해적들의 총격 혐의 추가입증을 위해 해적 총기 멜빵과 방아쇠 등에서 지문과 DNA를 채취,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수사본부는 8일 해적들을 해상강도살인미수, 선박납치, 인질강도살인미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
한편 지난 2일 입국한 한국인 선원 7명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 이날 부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검진과 함께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병원 관계자는 “선원들이 살해 위협과 폭행 등으로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약물치료와 사회적응 훈련 등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이영재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