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눔 캠페인’ 결산 좌담회] “기부는 기업의 긍지… 1% 채우니 사회 1000% 만족”

입력 2011-02-07 17:41


국민일보와 NGO 월드휴먼브리지는 지난해 6월 협약식을 갖고 1% 나눔 캠페인을 공동으로 펼쳐 왔다. 기업이나 개인사업체가 수익의 1%를 기부, 이를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웃들과 나눈다는 취지의 이 캠페인에 그동안 80여 업체가 참여하는 등 높은 호응을 보였다. 국민일보와 월드휴먼브리지는 1% 나눔 캠페인 결산 좌담회를 마련했다.

◇참석자:강지원 변호사(사회통합위원), 김병삼 목사(월드휴먼브리지 대표이사),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 신혜수 박사(유엔 경제사회문화 권리위원)

국민일보·월드휴먼브리지 주최… 80여 기업 참여 큰 반향

△김병삼 목사=기업과 개인사업체가 수익의 1%를 나누는 이 캠페인이 지난해 6월 시작돼 6개월간의 대장정을 끝냈습니다. 불경기여서 수익의 1%를 나눈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현재까지 80여 업체가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이번 캠페인은 기업이 단순히 돈만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를 권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수익 1%를 적립하는 형태로 모아 적절한 시점에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공헌에 사용하도록 제안한 것인데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기업과 월드휴먼브리지가 사회공헌의 한 모델을 제시한 것입니다.

△손봉호 교수=기업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알리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러한 형태의 나눔 활동은 기업 임직원에게 긍지를 갖게 합니다. 개인적으로 1% 나눔 캠페인 명칭이 아주 좋았다고 봅니다. 적은 기부부터 유도해 나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봅니다.

△신혜수 박사=기업이나 개인들이 기부할 때 가장 선호하는 기부 형태는 수혜자들에게 직접 나서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1% 나눔 기금이 어려운 이웃에게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시민단체에도 지원됐으면 합니다. 공익단체나 재단들도 빈익빈부익부 경향을 보이고 있어 이 격차를 메우는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강지원 변호사=1% 나눔운동이 사회에 반향을 일으키며 기부 참여를 유도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합니다.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기금을 일부 유용한 것으로 보도돼 사회적 문제로 번진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제가 비상대책위원으로 참여해 보니 언론 보도와 달리 과장돼 알려진 부분이 있었습니다. 행정비 지출은 모금액 10% 내로 규정하는데 지난해의 경우 7% 정도를 사용해 과도한 지출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NGO는 엄격한 잣대로 평가됨을 항상 의식하고 지출에 신중해야 합니다.

△손 교수=도움이 필요한 단체를 선별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잘 알려진 단체 위주로 지원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단체가 어떤 일을 투명하게 잘하고 있는지 알려주어야 합니다.

△김 목사=일반적으로 우리 사회 기부 수준이 높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전 그 반대입니다. 교회 신도들은 주일헌금 특별헌금 십일조 등 헌금을 상당히 많이 내고 있고, 교회는 이 헌금을 가지고 구제 등 나누는데 많은 부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교회 신도들이 기부를 많이 하는 것으로 연결해 볼 수 있습니다.

△손 교수=교회가 구제비용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생각만큼 많지 않습니다. 물론 50% 넘게 구제에 사용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를 유지하기 위한 운영비, 인건비에 상당히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신 박사=몇몇 단체의 경우 조직이 방대해짐에 따라 기관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많이 드는 것 같습니다. 또한 장애인, 빈곤층에게는 지원되는 구제기금이 많은 반면 사회정의나 인권 활동에 지원되는 부분이 많지 않은 것 같아 이 부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강 변호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경우 모금된 기금을 단체나 기관들에 배분하는 전문 기관입니다. 모금과 배분에도 전문 기술이 필요합니다. 모아진 돈이 잘 쓰이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 목사=영국 자선·구호재단과 갤럽이 함께 조사해 발표한 ‘2010년 세계 기부 지수’에서 한국이 81위로 나왔습니다. 또 국내 한 언론사에서 조사한 기부 경험 자료에 따르면 일반 회사의 차장급이 1회 평균 4만원, 부장 2만원, 임원 1만원으로 오히려 사원보다 낮은 기부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고소득자의 기부가 많이 낮은 것으로 조사돼 우리 사회가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강 변호사=개인기부가 낮다고 지적되지만 경조사 기부가 기부로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경조사 기부를 사회기부로 돌리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나’의 범위를 내가 알고 있는 사람과의 관계를 가진 좁은 범위에서 내가 모르는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까지로 넓히는, 더 넓은 ‘나’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손 교수=개인적으로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경조사 때 돈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경우 자녀 결혼식 때 일절 외부에 알리지 않고 가까운 가족과 지인만 초청해 결혼식을 진행했고 축의금도 받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사회지도층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물론 예외적인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강 변호사=중요한 것은 경조사 기부를 사회 기부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기부의 다양성과 규모가 많이 커질 것 같습니다. 물론 오랜 전통으로 이어온 경조사 기부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우리 사회가 공감하고 함께 이 운동을 전개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월드휴먼브리지에서 적극 나서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신 박사=경조사 기부를 사회기부로 이끌려면 사회지도층이 앞장서야 합니다. 지도층들이 솔선수범해 먼저 실천할 때 많은 사람이 함께 공감하고 변화될 것입니다. 축의금, 부의금을 사회공익단체에 기부하는 것도 좋을 겁니다.

△김 목사=오늘 우리사회 기부문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국민일보와 함께해 온 1% 나눔운동에 앞으로도 많은 기업이 참여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또 보편적 기부문화를 사회 기부로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아울러 기부금들이 목적에 맞게 잘 사용되고 신뢰성을 확보할 때 기부문화가 더 확산되고 규모도 커질 것입니다.

‘1% 나눔’ 참여 업체

E엠케이, 가나안가축인공수정소, 경남기업㈜, 도마약국, 도마에스테이트, 루디아헤어디자인아카데미, 류지혜언어치료교육원, 마루미세탁, 비주모 뷰티헤어샵, 상아치과의원, 서울아쿠아룸, 슈발제화, 십자약국, 엔에이치기술투자㈜, 엔오일, 월평브란자, 육일공사, 인영음악학원, ㈜1급 계룡 모터스, ㈜드림기업, ㈜벧엘육가공, ㈜오휘화장품충청지사, ㈜인포메이드, ㈜청원산업, ㈜한백전자, 지혜의 샘 학원, 참사랑미용실, 행운을주는사람들, 노엘치과의원, 비욘드디자인, ㈜CBL, ㈜만나투어, ㈜미래나야, ㈜제이콥에프앤비, 토브쿠킹스튜디오, 현대DLS, ㈜일진산업, 플라워파베, 모난돌학교 보라샘교육원, 금성광고, 천호약국, LUK119, e-해법수학, 대신정기화물분당영업소, 콩나라, 엘모터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