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교회는 무엇인가

입력 2011-02-07 17:45


(31) 하나이며 거룩하다

교회의 가장 오래된 정의는 교회가 하나이며 거룩하고 또 세계적이며 사도적이라는 것이다. 교회가 하나라고 하는 것은 교회의 중심이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회 조직이나 신앙고백에서 차이가 있고 때로 갈등도 있는 것은 신앙이 지역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달라서 그런 것이다.

순수한 것과 일치, 그 어느 것이 교회의 본질이 되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오랜 역사의 격론거리였다. 우리 한국역사에서는 대개 순수한 신앙이 무엇보다도 선행한다고 보는 그런 정서가 강하였기 때문에, 교회를 분열하면서까지 그 정통을 지키려고 한 일이 있었다. 해방 이후 한국교회가 갈라진 이유가 이런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 교회들은 그렇게 갈라지는 것이 수치가 아닌 영광으로 자처하리만큼 이런 신학에 자신이 넘쳐 있었다.

다른 한편 교회의 신학이 정통이냐 자유주의적이냐 하는 것이 문제가 돼 갈라진 일이 있었다. 우리는 보수와 자유, 그런 식으로 우리 교회의 본질을 따지고 있었다. 그리고 보수신학 아니면 다 이단이라 해서 갈라진 일도 있었다. 다시 말하면 신학방법론으로 교회가 갈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순수성과 정통, 그것을 교회의 외형적 표준으로 알고 있었다.

한데 우리 주님은 우리가 다 하나가 되어야 세상 사람들이 그리스도가 하나님이 이 세상에 보내신 구세주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말씀을 하신다. 세상 떠나시기 전에 그렇게 말씀하고 계셨다. 이것은 교회가 도덕적으로 순결하고 신앙적으로 순수하며 신학적으로 정통이어야만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그리스도의 교회로 알게 된다는 말과는 확연히 다르다. 교회의 첫 번째 표식은 하나인 것이다. 외형적으로 하나의 표식이 없으면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교회의 중심이라고 한다면 교회는 갈라질 수가 없는 것이다. 교회의 분열은 스캔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교회가 거룩하다는 고백이다. 사도신경에는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는 말이 결론부분에 나온다. 여기서 공교회라고 하는 말은 세계적 교회, 곧 하나의 세계적 교회를 말한다. 그런데 거룩하다는 것이 먼저 나온다. 교회는 거룩한 향기가 우러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초대교회에는 치리라는 일종의 권징조례가 있었다. 출교라든가 성찬정지와 같은 그런 벌칙이 실제 있었다. 치리인 명부도 있었다. 그런데 요새 교회가 여기저기 경쟁적으로 서면서 이 치리가 한국교회에서 사라진지가 오래다. 거룩은 원래 건전, 완전, 그런 말과 일맥상통한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 움직이는 온전한 상태를 의미한다. 거룩은 순결하고 완전한 도덕적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종교적으로 최상의 상태에 이른 것을 말한다. 따라서 거룩한 하나의 교회라는 것은 종교적으로 생동하는 활기찬 교회로 하나의 통일된 교회를 이룩한다는 뜻이다.

민경배 백석대학교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