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 축소판… 일상의 사진·기록물 책으로 정리하다
입력 2011-02-06 13:04
문화인류학자인 강신표(75·사진) 인제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 명예교수는 경기공립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1952년 수학여행길에 부산∼여수를 운항하던 여객선 창경호를 타고 한산도로 들어갔다. 당시는 한국전쟁 중이라 경기중은 부산 대신동 구덕산 기슭에 가교사 형태로 자리하고 있었다.
53년 1월 9일 오후 10시20분쯤, 창경호는 부산 다대포 앞바다 부근에서 강풍을 만나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인원 236명 중 선장과 선원 3명, 중학생 2명, 군인 1명을 제외한 229명이 익사했다. 강 교수가 1년 전 수학여행 중에 찍은 창경호 사진은 비운의 기록물로 남게 됐다.
강 교수가 평생 동안의 일상을 담은 사진과 기록물을 2009년 8월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가운데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자신이 관여하게 된 올림픽 문화학술운동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정리한 ‘세계와 함께 나눈 한국문화’, 그의 가족 생활사를 한 권에 정리한 사진집 ‘배움의 길, 기록을 따라가다’가 6일 발간됐다.
강 교수가 주도한 서울올림픽 문화축전 기본계획과 87년 제1회 국제올림픽 문화학술대회 기획과정 등이 수록되고,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그가 서울대 사회학과 후배인 김봉영과 62년 4월 23일 백년가약을 하고 부산 해운대 달맞이고개 등으로 신혼여행을 다니면서 기록한 여행비용 등이 포함됐다. 한국 근현대사의 축소판이라고 불릴 만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