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고공행진]"실수요자 중심 매매활기띨 것""주택개념 투자 거주로 옮겨갈 것"

입력 2011-02-06 20:29

‘내 집 마련의 적기? 주택 임대 시대의 개막?’

전문가들은 전세난이 심각하다는 데는 모두 동의하면서도 향후 전망은 엇갈렸다. 부동산 매매가 활기를 띨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주택에 대한 개념이 ‘투자’에서 ‘거주’로 옮아가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가 몰리는 설 이후 시장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6일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중이 60%가 넘어가면 매매 수요로 전환되는 케이스가 많아진다”면서 “설 연휴 이후 거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 공급량 부족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셋값 오름폭이 큰 지역의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매매로의 전환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미 이 같은 사례들은 강

남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부동산 거품붕괴 전망이 있었지만 연말을 거치며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많다”면서 “(설 이후) 매입 수요가 얼마나 생기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투자심리가 호전되지 않아 매매 전환의 ‘때’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집을 살 능력이 있는 세입자마저 집값이 예전처럼 오르기 힘들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급매물이 모두 소진돼 수요자들과 가격 합의도 쉽지 않다는 것도 이유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부동산 경기 하락 때문에 매매나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이 그대로 전세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 2000년대 초처럼 아파트 가격 반짝 상승 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전셋값 오름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부동산연구소장도 “전셋값이 오르고는 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는 여전히 낮아 매매 전환이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원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는 것은 주택이 소유보다 거주의 개념이 돼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 “굳이 집을 사야 한다는 생각이 변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세대란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일시적으로 주택을 구매할 개연성은 높아졌다”면서도 “앞으로 전셋값 상승 추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분석은 필요하지만 (전셋값 상승을)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아진 김도훈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