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아시안게임]아! 0.03초…이승훈 4관왕 놓쳤다

입력 2011-02-06 20:55

‘0.03 초만 앞섰더라면 …’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승훈(23·한국체대)이 0.03초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아쉽게 3관왕에 그쳤다. 이승훈은 대회 마지막 날인 6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실내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종목에서 이규혁(33·서울시청), 모태범(22·한국체대)과 한 팀을 이뤄 3분49초21로 결승선을 통과해 아쉽게 은메달을 차지하며 대회 4관왕에 실패했다. 1위인 일본에 0.03초 뒤진 아쉬운 2위였다.

하지만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레이스를 펼쳤다. 이승훈은 지난달 31일 스피드스케이팅 5000m와 2일 매스스타트(Mass Start)에 이어 5일 1만m까지 휩쓸며 이미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이로써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3관왕을 차지했다. 한국은 쇼트트랙에서는 김기훈(1990년), 채지훈(1996년), 안현수(2003년) 등이 3관왕을 차지한 적이 있다. 이승훈의 3관왕 기록은 동계아시안게임 역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부문에서도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이규혁(2003·2007년), 배기태(1990년), 최재봉(1999년), 히라코 히로키(일본·2007년) 등이 각각 대회 2관왕에 올랐을 뿐이다.

이승훈은 당초 쇼트트랙 선수였지만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뒤늦게 숨은 재능을 발견한 뒤 세계 최고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로 화려하게 거듭났다. 이승훈은 2009년 4월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꿔 불과 1년이 안된 지난해 2월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내며 모태범, 이상화(22·한국체대)와 함께 밴쿠버 영웅으로 떠올랐다.

밴쿠버 영웅 3명 중 모태범과 이상화는 부상 등으로 이번 대회에서 금을 수확하지 못하며 부진을 보였지만 이승훈은 성실한 훈련으로 무더기 금을 캐며 한국 빙속의 간판으로 우뚝섰다. 이승훈은 “4관왕이 되면 영광이겠지만 금메달 3개도 이미 나에게는 큰 영광”이라며 “주변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