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추억’ 설 특집 새 감동코드 통했다

입력 2011-02-06 17:25


설 연휴 기간 안방극장에는 ‘스포츠’와 ‘추억’을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동안 명절이면 볼 수 있었던 특집 프로그램들은 주로 연예인들이 춤을 추고 노래를 하거나, 한복을 입고 퀴즈를 맞추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설 연휴엔 대규모 연예인이 출연하더라도 스포츠 형식을 도입해 긴장감과 감동을 추구한 MBC ‘아이돌스타육상수영선수권대회’, KBS 2TV ‘연예인복불복마라톤대회’와 7080세대를 감동에 젖어들게 한 MBC ‘세시봉콘서트 특집’, KBS 2TV ‘심형래쇼’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5일 방송된 ‘아이돌스타육상수영선수권대회’는 시청률 18.7%(AGB닐슨 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해, 2∼5일간 방영된 설 특집 오락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출연자가 아이돌로 채워졌다는 점은 여느 설 특집 프로그램과 비슷했다. 하지만 경기에 참가한 아이돌 그룹 70여팀이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모습은 다른 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없는 감동을 줬다는 평이다. 제국의 아이들 멤버 김동준은 50m 달리기에서 세계 최고기록(5초56)에 근접한 6초02를 기록해 모두를 놀라게 했고 손호영, 샤이니의 민호, 2AM 슬옹이 경합한 남자 수영 50m는 프로 경기를 방불케하는 긴장감을 유발했다.

지난 4일 방송된 ‘연예인복불복마라톤대회’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이어진 뒤 우승과 탈락의 희비가 교차하는 형식이었다. 시청률은 12.1%를 기록, 설 특집 오락 프로그램에서 3위를 차지했다. 연예인 100명이 42.195㎞ 풀코스 마라톤의 10분의 1인 4.2㎞ 초단축 마라톤 코스에 도전했다. 코스 중간에 마련된 복불복 코스 9곳을 무사히 통과해 결승점에 다다르는 경기. 세배, 팔씨름, 토끼잡이 등 운과 재치를 요하는 중간 복불복 코스로 인해 마라톤 순위가 바뀌어 반전의 재미를 살렸다는 평이다.

추억의 콘텐츠를 현재에 맞게 재해석한 특집 프로그램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4일 방영된 ‘심형래쇼’는 1980∼90년대 인기를 끈 ‘변방의 북소리’ ‘동궁마마는 못말려’ ‘영구야 영구야’ 같은 추억의 코미디를 현재 ‘개그콘서트’에서 맹활약중인 인기 개그맨들과 함께 재구성했다. ‘영구야 영구야’에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발레리NO’를 삽입하는 식으로 신구 조화를 꾀했다.

지난달 31일과 1일에 걸쳐 방송된 ‘세시봉 콘서트’도 16%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1960∼70년대 인기곡에 중장년층 시청자들은 추억에 빠져들었으며, 조영남 김세환 송창식 윤형주 등 ‘세시봉’ 멤버들의 구수하고 재치있는 입담에 ‘세시봉’을 모르던 시청자들도 추억의 음악에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세시봉’과 우정 때문에 30년 만에 무대에 선 가수 이장희는 기타리스트 강근식의 반주에 맞춰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1974년 이 음악이 최초 녹음된 그 조합으로 선보였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