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코피가… 실내 촉촉하게 해주면 ‘뚝’
입력 2011-02-06 17:01
겨울철, 코피로 고생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한두 번 코피가 나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며칠에 한 번씩 반복적으로 코피가 나다 보면 ‘혹시 무슨 중병의 신호가 아닌가’하는 걱정이 든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이용배 원장은 6일 “코피 환자는 겨울에 40% 정도 몰리는데, 큰 병이라기보다는 춥고 건조한 날씨 탓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어린이의 경우가 특히 그렇고, 어른은 혈압 조절이 안 돼서 목 뒤로 넘어가는 코피를 흘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콧속은 습도가 50∼60% 정도 유지돼야 콧물이 점막을 촉촉하게 적신다. 하지만 겨울엔 바깥 기온은 낮고 실내는 난방으로 인해 건조해 코가 마르기 쉽다. 이른바 ‘비강건조증’이 있으면 콧속이 당기듯이 간지럽고 만지면 아프다. 코 점막에 딱지가 생겨 숨쉬기도 거북해진다. 점막이 손상되고 그 아래 혈관이 노출돼 터지기 쉬운 조건이 되면 가벼운 자극에도 점막이 벗겨지거나 코피가 날 수 있다. 특히 어린이 코피의 대부분은 비강건조증으로 인해 코가 불편해져 코를 세게 파거나 비볐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몸의 수분량이 적어 코가 쉽게 건조해지고 가려움을 더 잘 느낀다. 비강건조증은 코 안쪽에 바셀린 같은 기름기 많은 연고를 발라주면 증상을 덜 수 있다. 이런 예방책에도 불구하고 코피가 자주 난다면 혈관이 주로 터지는 부위를 전기 소작기나 레이저로 지져 코피가 재발하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코 뒤쪽에서 피가 나면 비강을 따라 목 뒤로 흐르는 ‘후비루 현상’을 겪게 된다. 이는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와 관련이 크다.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코 점막의 분비 기능이 떨어져 코피가 나기 쉬운 상태여서 갑자기 혈압이 오르면 코피가 쏟아진다. 겨울에는 기온이 떨어지면 열 손실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은 상승한다. 겨울철 중장년층 이상에서 코피가 많은 것은 바로 이 때문. 혈압이 오르는 것을 막으려면 체온을 유지하고 음주를 줄여야 한다.
코피가 날 땐 엄지와 검지로 콧방울 부위를 눌러 지혈하면 대부분 멈춘다. 하지만 10분이 지나도 멈추지 않거나 한 달에 2∼3차례 이상 주기적으로 코피가 나고 나이가 많으면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50세 이상으로 음주와 흡연 경력이 긴 성인의 경우, 드물게 비강 내 종양 때문에 코피가 나는 것일 수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