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무릎아파 은퇴, 내 비겁함이 부끄럽다”… 차범근 전 감독 안타까움 토로

입력 2011-02-01 20:36

“무릎에 물이 많이 차는 모양입니다. 무릎을 너무 많이 쓴 것이 그 이유입니다. 그것도 무리하게 어려서부터…” 차범근(58) 전 수원 삼성 감독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고 태극마크를 반납한 박지성(30)에게 대표팀 선배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안타까운 속마음을 전했다.

차 감독은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 C로그’를 통해 “지성이가 은퇴합니다. 아니 한다고 합니다”며 “지성이가 은퇴한다고 하는 상황은 당연히 해야 하는 책임을 다하지 못한 나 자신의 무능과 무책임함이 그 배경에 있기 때문에 어렴풋이 느끼는 미안함이 아니라 가슴속에 뭔가가 콕 박혀 들어오는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고 아쉬운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무릎에 물이 많이 차는 모양입니다. 무릎을 너무 많이 쓴 것이 그 이유입니다. 그것도 무리하게 어려서부터”라며 “초등학교 선수가 기초 공부조차도 하지 않고 축구만 하는 나라. 10세도 안 되는 선수들도 하루에 세 번씩 프로선수들처럼 훈련을 하는 현실. 정말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걱정스러웠습니다”고 적었다.

차 감독은 이어 “내가 그럴만한 힘을 가지지도 못했지만 나는 이런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바꾸려고 나서지 조차도 않았습니다”며 “그저 어린이 축구교실을 만들어 즐겁게 축구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게 겨우 내가 한 일이었습니다” 자책했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중학교 3학년이 돼서야 정식으로 운동을 시작했던 게 축구를 오래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고 밝힌 차 감독은 “한국축구를 아끼고 사랑한다고? 그래서 후배들에게 해준게 뭔데?' 나의 용기없음이 비겁함이 부끄럽습니다“고 글을 맺었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