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도 못 가고… 역사 탐방 어때요
입력 2011-02-01 17:24
서울시는 모처럼 포근한 날씨를 보이는 설 연휴 기간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이 도보로 둘러볼만한 4가지 역사문화 탐방 코스를 1일 소개했다. 한강변 망원정 코스에서 시민들은 기독교의 유래를 새겨볼 수 있다. 숲 속에서 역사를 돌아보기 원한다면 청량리 인근 세종대왕기념관 코스가 제격이다. 정동길은 도심에서 근대사를 짚어볼 수 있는 코스다. 등산을 겸하려면 서울성곽 코스를 추천한다.
◇망원정=지하철 2·6호선 합정역 8번 출구로 나와 10여분 정도 걸으면 세종대왕의 둘째 형인 효령대군 별장 터 ‘망원정’이 나온다. 망원정에서 한강 산책로로 내려오면 절두산이 보인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순교한 곳이다. 절두산순교박물관 맞은편은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이다. 연세대 설립자 언더우드 선교사 등 415명이 안장돼 있다.
◇세종대왕기념관=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2번 출구 방향으로 20분 가량 걸으면 제법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고종의 후궁 순헌귀비의 묘소 영휘원이 나온다. 영내 숭인원은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아들 이진(李晉)의 묘소다. 이곳을 빠져나오면 세종대왕의 기념관을 만난다. 대왕 재위 32년 동안의 업적을 담은 그림을 비롯해 한글 관련 문헌 100여 가지가 전시돼 있다. 기념관을 나서면 울창한 홍릉수목원이 보인다.
◇정동길=지하철 1·2호선 시청역 2번 출구 정동길 초입에는 1987년 선교사 아펜젤러가 설립한 최초의 교회 정동제일교회가 있다. 고딕양식의 붉은 벽돌 건물이다. 극장 옆 골목에는 고종이 쓰던 경운궁 중명전이 있다. 을사조약이 체결된 곳이다. 정동길 중간에는 1895년 을미사변 후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과 왕세자가 피신했던 옛 러시아 공사관이 있다. 정동길 끝에는 조선 5대궁의 하나인 경희궁이 있다.
◇서울성곽=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에 있는 독립문은 1896년 독립협회가 조선의 영구 독립을 선언하기 위해 세웠다. 청나라 사신을 영접하던 영은문을 헐고 지었다. 인왕산에는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 집터가 있다. 1만권의 책을 소장한 안평대군은 선비들과 시를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석파정은 흥선대원군이 별장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창의문은 서울 사소문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문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