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도… 다시 날개 편 ‘얼굴없는 천사’
입력 2011-02-01 17:24
설을 앞두고 ‘얼굴없는 천사들’의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연제구는 지난 31일 50대 남성이 연산9동 주민센터를 찾아 “설을 앞두고 어려운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며 100만원이 든 봉투를 창구 직원에게 건넨 뒤 황급히 사라졌다고 1일 밝혔다.
이에 주민센터는 김모(12)군 등 관내 소년소녀가장 8가구에 12만5000원씩의 현금을 설 선물로 전달할 계획이다.
주민센터 직원들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00년부터 11년째 설과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이곳을 찾아 쌀과 현금 등을 전달한 뒤 사라졌다.
앞서 동래구 주민생활과에는 지난 25일 10㎏짜리 쌀 30포대가 배달됐다. 쌀 배달은 구청 인근 양곡상 주인이 해 기탁자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기탁자는 2년째 매월 30포대의 쌀을 동래구청에 보내고 있다. 그동안 기탁한 쌀은 모두 417포대로 금액으론 834만원에 달한다. 구는 기탁자의 마음을 헤아려 이 쌀을 사회복지시설과 노숙인 쉼터, 저소득 가정 등에 골고루 전달했다.
동래구 관계자는 “매월 한결같이 선물을 보내오는 그의 이웃사랑 실천은 존경스러울 정도”라며 “덕분에 지역내 사회복지시설, 노숙인 쉼터, 저소득 가정 등에 도움을 고루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구 아미동 주민센터에도 지난 26일 쌀 30포대가 배달됐다. 마찬가지로 기탁자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또 같은 날 이 주민센터에는 50대 아주머니도 현금 20만원씩을 보내왔다. 이 아주머니는 3년째 기부해오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