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선장에 총 쏜 해적 송환된 5명 중에 있다”

입력 2011-02-01 20:36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무저항 상태인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 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흉수(兇手)가 이르면 2일 밝혀질 전망이다.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 특별수사본부는 1일 석 선장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한 소말리아 해적을 한국인 선원이 똑똑히 봤다는 진술을 청해부대로부터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선원은 국내에 송환된 소말리아 해적 5명 중 1명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수사본부는 2일 한국인 선원 7명이 귀국하는 대로 구체적인 진술을 받은 뒤 해적과 대질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수사본부가 청해부대로부터 넘겨받은 군 검찰의 수사기록에 따르면 한국인 선원 1명은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석 선장과 같이 이불을 뒤집어쓴 채 숨어 있었다. 우리 군의 구출작전이 개시되자 해적 1명이 갑자기 이불을 제치고, 석 선장의 얼굴을 확인한 뒤 ‘캡틴(선장)’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소총을 난사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당시 총알이 빗발치는 위급한 상황이었고, 소말리아 해적의 생김새가 비슷해 이 선원이 범인을 잘못 짚었을 수도 있다”면서 “대질신문을 통해 범인을 확인한 후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 범인이 그동안 지목됐던 마호메드 아라이(23)인지와 해당 선원의 신원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물증 확보를 위해 해적들이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할 당시 사용한 총기류 등 각종 장비를 국내로 들여오기 위해 국방부 등과 협의 중이다.

당초 수사본부는 총기류 및 장비를 생포한 해적들과 함께 국내로 이송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행법상 군사작전 중 확보한 총기류 등의 물품을 민항기에 싣고 국내로 반입할 수 없다는 국방부의 입장에 따라 해적만 압송했다. 현재 해적들의 총기류와 장비는 청해부대 최영함에 보관돼 있다.

한편 서로 모르는 사이라던 해적들의 당초 진술과는 달리 생존자 5명을 포함해 전체 해적 13명 중 10명이 소말리아 푼틀랜드 칼카요 지역 출신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삼호드림호를 납치해 950만 달러의 몸값을 받은 국제해적단 일명 ‘푼틀란드그룹’ 소속이다. 삼호주얼리호 납치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해적 두목과 부두목은 ‘아덴만 여명작전’ 때 사살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인 선원 7명은 이날 오만을 출발, 2일 오전 김해공항에 도착한다. 수사본부는 선원들을 상대로 해적들의 범죄 가담 정도, 개개인의 역할 등 상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수사본부는 해적들을 8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부산=윤봉학 이영재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