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어디로 가나] “피플파워, 무장폭력보다 강력”
입력 2011-02-01 20:48
이집트와 튀니지에서 발생한 민주화 봉기 사태가 알카에다 등 급진 이슬람 세력의 선동에 종언을 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와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은 ‘민중의 힘(people power)’을 통해 독재 정권을 타도하는 게 알카에다식 무장 폭력보다 훨씬 효과적인 무기가 된다는 점을 확인케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에 참가한 평범한 남녀의 외침이 지난 30년간의 어떤 테러 공격보다 독재 세력에 훨씬 더 큰 타격을 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런 모습은 TV 전파를 타고 아랍인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다.
아랍권 곳곳에서 시위가 발생하고 있지만 오사마 빈라덴이나 알카에다의 이집트계 제2인자 아이만 알 자와리는 지금까지 아무런 행동 방침도 하달하지 않고 있다. 또 공식적인 언급조차 없었다. 단지 알카에다의 모리타니아 지부만 소요를 틈타 자살 테러를 선동하는 성명을 냈을 뿐이다.
리비아에서 알카에다 연계 단체를 조직했던 노먼 베노트먼은 “알카에다는 이집트의 시위 사태에서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함으로써) 엄청난 패배에 직면하게 됐다”며 “평범한 일반 국민들의 시위가 알카에다가 주장해 왔던 이데올로기를 파산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장세력들의 발호 가능성은 상존한다. 런던 소재 대테러 싱크탱크인 ‘아태재단’의 사잔 고헬 소장은 “무바라크가 권력을 유지하거나 친(親)무바라크 세력에 권력이 이양되면 알카에다엔 오히려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대테러 전문가 재럿 브라흐먼도 “알카에다에 최상의 시나리오는 국민의 치솟은 기대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