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어디로 가나] 수에즈 운하 노동자 ‘파업’ 동참땐 국제무역 ‘한파’
입력 2011-02-01 20:47
이집트 사태가 격화되면서 수에즈 운하의 정상운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이집트 시위대가 30일(현지시간) 수에즈 운하 노동자들이 합류한 무기한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발표, 수에즈 운하가 봉쇄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현재 수에즈 운하가 폐쇄됐다는 외신 보도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30일 수에즈 운하 노동자들에게 파업 지시가 내려졌지만 이튿날인 31일 운하는 정상 운행됐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 탓에 물자와 직원들이 부두에 도착하지 못해 통관 등 항구 내 각종 절차가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운항이 지연된 선박은 아직 없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집트 항구 대부분이 작업을 중단했지만 수에즈 운하에서는 군인들이 지키는 가운데 평소와 다름없이 선박들이 통과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국제유가를 비롯해 국제무역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이집트는 주요 산유국은 아니지만 수에즈 운하를 통해 하루 약 200만 배럴의 원유가 수송되는 곳이다. 이는 전 세계 하루 원유 소비량의 5%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에즈 운하가 봉쇄될 경우 그만큼 이동거리가 늘어나 공급에 지장을 초래할 게 불 보듯 뻔하다. 특히 최근 송유관이 많이 건설된 유럽은 그나마 덜하지만 유조선에 원유 수송을 대부분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해산 브렌트유가 31일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원유가격이 급등한 것도 이집트 사태가 장기화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석유 외에도 전 세계 해상 운송의 8%가 수에즈 운하를 거쳐 가기 때문에 경기회복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