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다시 주목받는 브라이언 맥클라렌의 3대 대표작
입력 2011-02-01 16:25
종교에 갇혀 변형된 예수의 참모습을 찾아서
존 파이퍼와 N T 라이트, 브라이언 맥클라렌의 공통점은? 모두 대표 3부작이 있다는 것이다. ‘이머징교회’의 선두주자로 꼽히며 왕성한 저작을 쏟아놓고 있는 맥클라렌의 ‘기독교를 생각한다’(청림출판)가 최근 선을 보임에 따라 ‘예수님의 숨겨진 메시지’(생명의말씀사) ‘예수에게서 답을 찾다’(포이에마)가 함께 주목받고 있다. 책들은 미국에서 각각 2004년과 2006년, 2007년에 출간됐고 그의 신학과 색깔을 드러내는 대표작으로 회자되고 있다. ‘타임지 선정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복음주의자’ ‘손꼽히는 강연자’ ‘차세대를 이끌 젊은 지도자’ 등으로 불리는 맥클라렌은 누구인가. 그리고 무엇을 주장하는가.
◇새로운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맥클라렌은 새로운 그리스도인을 찾는 사람이다. 새로운 그리스도인이란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본질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근본주의자나 전통주의자, 자유주의자, 종교적 패권주의자, 열성 광신도와는 다르다. 그들에겐 무엇인가 신선하고 진정성이 있으며 도전적이며 모험적이다. ‘기독교를 생각한다’는 저자 자신의 교파적 정체성을 고백하는 형식을 사용해 새로운 그리스도인을 정의한다.
맥클라렌에 따르면 요즘 설교에 등장하고 기도 대상이 되는 예수는 가짜가 많다. 예수님의 구원자 지위는 유지시켰지만 사도 바울을 주님이자 선생으로 승진시켰고 예수님의 메시지는 영적으로만 의미 있을 뿐 현실 역사와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전락했다. 그래서 저자는 ‘예수라면 기독교인이 됐을까’를 반문하며 잃어버린 예수와 기독교를 회복하자고 도전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각 교파가 가진 예수님 이미지를 모두 인정하고 예수님에 대한 풍성하고 다차원적 비전을 완성하자”고 제안한다. 제도화된 교회, 교리화된 진리, 종교가 돼버린 기독교를 넘어 ‘진짜’ 기독교를 탐구하자는 것이다.
맥클라렌은 자신이 왜 은사주의와 재세례파 교도, 성공회 교인, 신비주의자, 정교회와 가톨릭 신자, 칼뱅주의자와 감리교도,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자가 됐는지를 용감한 필치로 설명한다. 그리하여 교파 속에 감춰진 진정한 기독교 요소를 모아 ‘관대한 정통신앙’(a generous orthodoxy)으로 명명한다.
◇예수, 기독교의 중심=맥클라렌의 정통신앙은 한 가지 특징을 가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기독교 신앙의 중심에 놓는다. 2000년 기독교 역사 전통의 다양함을 연결하는 유일한 고리로 예수님을 둔다. 예수가 근원이자 중심축이다. 그 외엔 없다.
‘예수님의 숨겨진 메시지’와 ‘예수에게서 답을 찾다’는 예수의 메시지를 끌어내려는 저작이다. 저자에 따르면 예수님은 종교적이지 않았다. 예수의 모든 말씀은 하나님 나라로 요약된다. 하나님 나라는 곧 물질과 정욕, 권력이라는 폭군에 맞서 싸우는 혁명적인 반문화운동이다(예수님의 숨겨진 메시지·203쪽).
예수님 당시 하나님 나라는 미국이나 중국 같은 초대형 국가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었다. 예수님의 나라는 질서와 안정, 정부, 정책, 지배, 통제 개념을 단번에 뒤엎는다. “질서는 기회가 되고, 현상유지만 하던 정부는 공동체와 이웃에게 혁명을 허락하고 정책은 사랑에 고개를 숙이며, 지배는 섬김과 희생의 자리로 내려오며, 통제는 영향과 영감으로 변형되며, 응징과 위협은 용서와 축복으로 변화된다”(예수에게서 답을 찾다·182쪽)
맥클라렌의 예수 탐구 목적은 하나다. 종교화된 기독교, 특정 신학이 말하는 예수가 아닌 예수님 자체를 발견하려는 열망이다. 만약 우리가 ‘그 예수’를 발견한다면 삶과 세상은 달라질 것이며 모든 것이 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현대 기독교는 본래 독특한 성질을 상실하고 희석됐으며 세상 문화에 쉽게 순응해 왔다고 봤다. 기독교는 그저 천국 입장권만 제공할 뿐 이 땅에서의 삶을 위협하는 대부분 문제와 싸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전적이며 자유스런 표현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는 뚜렷하게 엇갈린다. 비평가들은 맥클라렌을 절대주의와 상대주의의 아찔한 줄타기꾼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줄에서 쉽게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단단한 안전장치를 갖췄기 때문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