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난민들을 위로하는 떡국나눔행사
입력 2011-02-01 09:49
[미션라이프] “너무 맛있어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경기 부천시 원미동에 위치한 복된교회. 저녁 식사 때가 가까워오자 교회 주방이 부산해졌다. 씻고 다듬고 썰고 볶고…. 50인분의 식사 준비를 위해 동원된 봉사자들은 서툰 솜씨로도 제법 그럴듯한 떡국을 끓여냈다.
지난달 29일,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군사정권 억압을 피해 한국으로 넘어온 미얀마 난민 50여 명을 위해 함께하는 사랑밭(www.withgo.kr)은 ‘설날맞이 따뜻한 떡국나눔 행사’를 가졌다. 떡국나눔은 설 명절,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준비됐다. 함께하는 사랑밭 봉사자와 사랑밭 협력단체인 네모비전(대표 육성진)의 트위터 공지를 통해 모집된 자원봉사자 등이 행사 진행에 참여했다.
오후 7시 30분, 사람들이 속속 식당에 도착하자 미얀마인들이 자주 먹는 닭고기카레요리와 함께 떡국, 떡, 강정, 음료 등을 나누며 저녁식사 시간을 가졌다. 카레와 떡국은 금세 동이 났고 미얀마 사람들은 이야기꽃을 피우며 분위기는 더 화기애애해졌다.
식사가 끝나고 다과를 나누는 시간, 테이블마다 촛불이 켜지고 편지지와 볼펜이 전달됐다. 각자 고향에 있는 부모, 형제, 친척, 친구 등 안부편지를 써 보내는 시간을 가진 것. 가족들을 찾아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사랑밭의 작은 배려였다.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이란 설명을 들은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편지지를 써내려갔다. 빼곡히 적힌 글에서는 그리움이 묻어났다. 함께하는 사랑밭은 이 편지를 직접 부쳐줄 예정이다.
자그마한 설 선물과 함께 미얀마 난민들의 쉼터로 이불, 옷가지, 생필품, 식료품 등 후원물품을 전달하며 떡국나눔 행사가 마무리 됐다.
미얀마 난민 나니단씨는 “맛있게 저녁도 먹고 이렇게 후원물품까지 주셔서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할지 모르겠다”며 “한국에 난민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관심 가져주신 사랑밭 후원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부천=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