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전면 재검토”… 변협 새 바람 부나
입력 2011-01-31 20:45
새 회장 후보에 로펌 CEO 신영무 변호사
신영무(67·사법시험 9회·사진) 변호사가 대형 로펌 대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재야 법조계의 수장인 대한변호사협회장에 사실상 결정됐다. 신 변호사는 선거공약으로 현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 및 변호사 자격시험 전면 재검토를 내세워 변협이 향후 로스쿨 제도 개선과 관련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31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신 변호사를 제46대 변협회장 후보로 선출했다. 신 변호사는 총 2602표를 얻어 167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하창우 변호사를 누르고 당선됐다.
변협회장은 산하 14개 지방변호사회가 각자 후보를 추천하면 대의원들이 투표를 통해 회장을 뽑는 간선제 방식으로 선출된다. 서울변호사회의 변협회장 후보는 전체 대의원 중 약 70%를 차지하는 서울지역 대의원을 지명할 수 있어 사실상 신 변호사는 차기 회장에 결정됐다. 그는 오는 28일 변협 정기총회에서 회장으로 정식 선출될 예정이다.
처음으로 로펌 대표 출신이 변협회장에 오르게 됨에 따라 재야 법조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전망이다. 신 변호사는 변호사 1만명 시대를 맞아 일자리 3000개 이상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부와 지자체의 법무담당관 등으로 300명, 로클럭(Law Clerk·법률연구원)으로 1000명, 사내 변호사로 1000명 등 변호사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논란이 끊이지 않는 로스쿨 및 변호사 시험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재 법무부 주관으로 돼 있는 변호사 자격시험을 변협이 주관해 절대평가로 실시하고, 변협이 로스쿨 학생에 대한 실무연수를 1년 이상 실시하는 등 로스쿨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신 변호사는 “변호사 1000명이 시장에 나오면 45%는 미취업 상태인데, 앞으로 2500명이 나오면 상황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대통령 직속으로 청년변호사 일자리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 당진 출신인 신 변호사는 대전지법 판사 등을 지낸 뒤 1975년 법무법인 세종을 설립해 30년 만에 국내 굴지의 로펌으로 키웠다. 그에게는 ‘CEO형 변호사’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한편 제91대 서울변호사회장으로는 오욱환(51·24회) 변호사가 선출됐다. 30대 젊은 변호사로 출마해 돌풍을 일으켰던 나승철(34·45회) 변호사는 근소한 차로 2위에 그쳤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