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 생산 17개월째 오름세… 경기 ‘바닥 찍고’ 봄바람 예고
입력 2011-01-31 18:19
지난해 하반기 조정을 받던 경기가 빠르게 반등에 나섰다. 경기둔화 폭이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물지표에는 어느새 봄바람이 불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세계경제 회복세가 강해 올 초 경기가 순풍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 물가 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올 한 해 경제 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짧은 조정 그리고 반등=통계청은 31일 지난달 광공업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9.8% 증가했다고 밝혔다. 17개월째 상승세다. 전월 대비로는 2.8% 오르면서 두 달 연속 성장을 했다. 지난해 연간 광공업 생산은 전년보다 16.7% 늘어 2000년(16.9%)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광공업 생산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경기 둔화세로 돌아선 것처럼 보였지만 11∼12월 조정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연출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9∼10월 전월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가 11월 1.5%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증가 폭을 더 키웠다.
청신호는 경기 관련 지수에서도 확인된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동안 내리막을 타다 지난달 99.3으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바닥을 다졌다는 신호다. 앞으로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2% 높아져 4개월 만에 상승 반전했다. 지난달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2.3%로 11월의 2.5%보다 0.2% 포인트 하락했지만 하락 폭이 2009년 12월 이후 가장 작았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분석부장은 “수출과 내수 회복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생산지수 확대가 확인됐다. 올해도 광공업 생산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10%대 초반을 유지하면서 경기 확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호황 이어지나=정부는 올해도 산업생산이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미국 등 세계경제 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기획재정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은 “일시 조정을 거쳐 경기 회복세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달에는 구제역, 한파로 산업생산이 일부 감소할 수도 있지만 연간으로는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우리 경제가 빠른 속도로 경기 조정국면을 통과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NH투자증권 김종수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에 경기지수가 확연한 추세적 전환을 보일 것이다. 수출 호조가 지속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올해에도 계속 호황을 이어간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 초 경기는 상당히 좋아 보이지만 연간으로 볼 때 계속 경기가 호황을 누릴지는 미지수”라며 “유럽 재정위기 확산,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물가 불안 등이 수출과 내수를 모두 위협하고 있는 데다 장기 추세선을 뛰어넘는 성장률을 지난해(6.1%)에 이어 올해(5%, 정부 전망치)도 이어가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