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심장’ 떠나다… 박지성 대표팀 은퇴 “손흥민·김보경 내 포지션 이을것”

입력 2011-01-31 18:13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A매치 100경기를 끝으로 태극 마크를 반납하고 대표팀 전설로 남게 됐다. 2000년 1월 25일 골드컵을 앞두고 처음으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지 11년 만이다.

박지성은 3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부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기로 했음을 조심스럽게 밝혀드린다”며 은퇴를 공식화했다. 이어 “국가를 대표하는 축구선수로 활동하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며 자랑이었다”며 “아직 이른 나이지만 한국 축구는 물론 나를 위해서도 가장 좋은 결정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은퇴 이유와 관련해서는 후배들에 대한 기회 제공이 주로 언급됐다. 박지성은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어린 선수들이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입증됐다”며 “지금 대표팀에서 물러나야 다른 선수에게 기회가 오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표팀 은퇴 결정의 보다 직접적 배경으로는 무릎 부상이라는 악재가 놓여있었다. 박지성은 2003년 에인트호벤에 있던 당시 무릎의 반월형 연골판 제거 수술을 받은 후 2007년 4월 무릎 연골 재생 수술을 다시 받았다. 지난해 10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는 대표팀에 소집되고서도 경기 직전 무릎 상태가 나빠져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 씨가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힐 때도 무릎 부상이 주된 이유로 거론됐다. 박지성은 이에 대해 “부상이 없었다면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대표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을 것이다”며 무릎 부상이 은퇴의 주요 이유임을 나타냈다.

이날 은퇴 선언으로 ‘포스트 박지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박지성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이어받을 선수로 손흥민(19·함부르크)과 김보경(22·오사카)을 지목했다.

박지성은 “제 포지션으로 본다면 손흥민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줘 기대가 되고, 김보경도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아시안컵에도 같이 있었는데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인 만큼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선수생활과 관련해서는 최소 3∼4년 정도는 더 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복귀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박지성은 “현재로서는 대표팀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표팀이 월드컵에 진출한다면 그건 당시 뛰었던 선수들의 노력 때문이므로 그 선수에게 기회가 가야한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