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어디로 가나] 전면 나선 엘바라데이 “새 시대 열자”

입력 2011-01-31 18:35

구심점이 없던 이집트 반정부 시위 세력이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조직화하고 있다. 이슬람 최대 정치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과 시위를 주도한 청년단체 ‘4월6일 청년운동’이 엘바라데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엘바라데이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첫 연설을 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며칠만 더 참으면 변화가 이뤄진다. 무바라크 정권을 끝장내고 새로운 이집트 시대를 열자”고 외쳤다. 엘바라데이는 CNN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무바라크는 오늘 이집트를 떠나야 한다. 미국은 무바라크를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 28일 시위에 참여한 뒤 가택연금을 당했다고 알려졌었다. 가택연금 해제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엘바라데이는 정권과 협상할 대표로 야당 세력에 의해 지목됐다. 이집트 최대 정치단체이자 야당 역할을 해 온 무슬림 형제단 관계자는 “우리는 엘바라데이를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엘바라데이는 지금까지 지명도는 높지만 그를 지지하는 정치 세력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엘바라데이가 실질적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엘바라데이에게 타흐리르 광장으로 가 연설할 것을 ‘지시’한 것은 4월6일 청년운동이다. 이들은 엘바라데이를 지도자라기보다 상징적 인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집트 정치단체들은 30일 세 차례 모임을 갖고 향후 과도정부가 꾸려질 것에 대비해 대표자 10명을 뽑았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