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어디로 가나] 교민 철수 돕기 항공편 늘린다
입력 2011-01-31 18:27
정부는 이집트 내 시위가 날로 격해짐에 따라 현지 교민 및 주재원을 한국으로 수송할 추가 항공편을 보내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31일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현재 주 3회인 서울∼카이로 항공편의 긴급증편 여부를 관계부처, 대한항공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의 요청에 따라 특별전세기 파견을 검토하는 한편 별도의 영공통과 절차가 없어 상대적으로 빨리 조치할 수 있는 민간 항공기 증편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이집트에는 한국인 900여명이 남아 있고 대부분 빠른 출국을 원하고 있어 항공기 증편 등 긴급 수송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는 200여석 규모의 대한항공 항공기가 매주 3회(화·목·일) 카이로에서 서울로 운행하고 있다. 30일 117명이 이 항공편으로 한국에 도착했다. 이집트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 61명은 1일 항공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우리 교민의 인명 피해는 없으며 시위대에 의한 차량 파손 등의 재산 피해가 소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각국도 이집트 내 자국민 보호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카이로 공항에서 발이 묶인 자국민 500명의 귀국을 위해 대형 여객기 2대를 급파했다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31일 보도했다. 미국도 이날부터 대피 희망자들에게 전세 항공기를 제공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인도 정부도 30일 에어인디아 특별기를 카이로에 보내 자국민 300명을 태우고 31일 오전 귀국시켰다고 인도 언론 타임스오브인디아가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며칠 내에 특별기를 추가로 보낼 계획이다.
이라크는 교민 대피를 위해 대통령 전용기를 현지에 급파했으며, 그리스는 최소 2대의 군용기를 준비시켰다. 지난 29일 현지 시위현장에서 자국 대사관 직원 1명이 숨진 것으로 공식 확인된 아제르바이잔은 시신 운구 및 70여명의 자국 유학생 대피를 위해 항공기 1대를 급파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9∼31일 항공기를 무려 33대나 현지에 파견했다.
일본 정부도 카이로 국제공항 주변에서 항공편을 기다리는 자국민 약 600명을 수송하기 위해 카이로∼이탈리아 로마 왕복 전세기의 운용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호주 연방정부는 30일 정오를 기해 이집트에 대해 최고 단계의 여행 금지령을 내리고, 현지 교민들에게 철수를 촉구했다.
이성규 김영석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