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어디로 가나] 코스피 38P 하락-환율 7.7원 상승… 두바이·사우디 신용위험 치솟아

입력 2011-01-31 21:19

이집트 반정부 시위 사태로 야기된 금융 불안의 파고가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아시아 금융시장까지 덮칠 기세다.

31일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주말보다 38.14포인트(1.81%) 떨어진 2069.73에 마감했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 28일 뉴욕 다우존스지수는 1.39%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7000억원에 육박하는 현물 주식과 8000억원가량의 코스피200지수 선물을 팔아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특히 이집트 주식을 편입한 일부 국내 중동 펀드들의 수익률도 하락하고 있다. 이집트 비중이 가장 높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프랭클린MENA펀드’ A형 수익률이 연초 이후 -0.54%를 기록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JP모간중동&아프리카자(주식)는 C-E형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8.4%를 보였다.

아시아 증시는 이날 혼조세를 연출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1.18% 떨어졌고, 인도네시아 증시는 2.1% 폭락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장기 설 연휴를 앞두고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1.4% 상승했다. 이날 아시아 지역 주가는 평균 1%가량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집트 정정 불안은 이집트와 인근 국가들의 신용위험 악화로 치닫고 있다. 이집트 국채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가산율이 지난 28일 0.54% 포인트나 상승하는 등 지난 1주일 동안 1.24% 포인트나 치솟았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1일 이집트 국가신용등급을 ‘Ba1’에서 ‘Ba2’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신용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고, 추가 하락 가능성도 경고했다.

두바이 국채에 대한 CDS는 0.33% 포인트, 사우디아라비아는 0.35% 포인트 각각 상승하면서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집트 정치 불안에 글로벌 안전자산인 달러화를 대거 사들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7.7원 오른 달러당 112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집트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으로 확산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을 불러 국내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